치매 100만명 시대…“손과 입을 바쁘게 움직이자”

박병탁 기자 2024. 9. 1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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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1일은 ‘치매극복의 날’
올해 65세 이상 추정치매환자 100만명 전망
치료제는 아직 없어, 약물로 증상 완화 효과
송인욱 가톨릭대 교수, “유전적 연구 활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9월21일은 ‘치매극복의 날’이다. 송인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내 머릿속의 지우개’ 치매의 진단과 치료,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올해 국내 치매 인구 100만명 첫 돌파=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약 11%다. 즉 65세 이상 9명 중 1명은 치매라는 얘기다. 일부 연구에서는 80대 중반 이상의 절반 정도는 치매 진단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가 지난 6월 발표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3’에 따르면 올해 국내 65세 이상 추정치매환자 수는 105만명으로 처음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추정치매환자는 숨겨진 숫자까지 추계한 개념이다. 이후 2030년 142만명, 2040년 226만명에 이어 2050년 315만명, 2060년 340만명, 2070년 334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송인욱 교수는 “치매는 뇌에 특정한 독성 단백질(아밀로이드반(Amyloid plaque) 등)이 쌓이거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뇌가 손상되는 알츠하이머병이나 혈관성치매, 복합성치매인 경우가 많다”며 “기억력 저하 등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나고 이상행동이나 시공간 장애, 망상, 환시 같은 환각, 공격적인 행동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빠른 진단과 약물치료가 중요=보통 ‘치매’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기억력 저하다. 치매 중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부터 시작되지만, 다른 인지력 저하까지 동반되기도 한다. 이에 평소 혼자서도 잘하던 전화걸기나 씻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치매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치매는 신경인지검사를 통해 나이나 교육 정도에 따른 인지 저하 여부를 객관화해 진단한다. 조직검사 상 신경섬유반 또는 아밀로이드 반응이 발견돼야 확진되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임상적 추정진단만 가능하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영상검사의 발전으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을 통해 베타아밀로이드의 뇌 내 침착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조직인 해마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최근에 있었던 일부터 잘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에서 시작한다. 이후 증상이 더 진행되면 옛날 기억에서도 어려움을 보이고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길을 찾지 못해 헤매거나 나중에는 길을 잃어 집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

혈관성 치매는 뇌의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뇌졸중 발생 시 갑자기 발생하는 ‘전략적 혈관성 치매’와, 다발성 뇌허혈성병변 등으로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로 나뉜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위험인자 등의 관리와 초기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치는 어렵더라도 악화를 최대한 막을 수 있다.

파킨슨병과 동반되는 치매는 파킨슨병 환자의 약 40%에서 발생한다. 파킨슨병에 동반된 치매는 기억력 저하뿐 아니라 초기 증상으로 성격 변화, 환시, 환각 등 이상행동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송 교수는 “치매는 각각의 진단에 따라 약물 선택이나 전반적인 예방 또는 치료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적절한 약물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제 아직 없지만 다양한 연구 활발=치매에 대한 치료제는 아직 없는 상태다. 최근 아밀로이드 베타(Aβ) 축적을 저해하는 항체신약 아두카누맙을 비롯해 레카네맙과 도나네맙 등이 2021년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아 출시됐다. 다만 이들 약제는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비용적인 문제 등은 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약물치료 외에 ▲경두개전기자극술 ▲집속저강도초음파자극치료 ▲경두개자기장자극치료 등 비침습성 뇌자극치료가 실제 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의 치료에 임상적 또는 실질적 적용을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인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송 교수는 “이러한 유전적 발견은 그 유전자의 병리학적 관점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치매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면과 식생활 등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또 혼자 지내는 시간을 줄이고 외부와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와 함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인천성모병원이 제시하는 치매 예방 10계명

1. 손과 입을 바쁘게 움직이자.

2. 머리를 쓰자.

3. 담배는 당신의 뇌도 태운다.

4. 과도한 음주는 당신의 뇌를 삼킨다.

5. 건강한 식습관이 건강한 뇌를 만든다.

6. 몸을 움직여야 뇌도 건강하다.

7. 사람을 만나고 어울리자.

8. 치매가 의심되면 보건소나 가까운 병원에 가자.

9. 치매에 걸리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자.

10. 치매 치료 관리는 꾸준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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