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서 세계 주류로 도약한 ‘K-문학’… 번역의 힘도 컸다

맹경환 2024. 10. 12.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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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역사적 쾌거를 이룬 것은 한국 문학이 더는 변방 문학이 아니라 세계 문학계에서 주류로 도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로 한국 문학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문학은 3세대, 나아가 4세대 번역가들까지 체계적으로 지원·양성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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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문학상]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한국적 매력 담은 작품들 잇단 발표
언어장벽 넘어 작가 본연의 정서 전달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과 그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버라 스미스가 지난 2016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맨부커상 시상식’에서 상패와 영문판 ‘채식주의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역사적 쾌거를 이룬 것은 한국 문학이 더는 변방 문학이 아니라 세계 문학계에서 주류로 도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작가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언급됐다. 시인 고은과 소설가 황석영 등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작가적 역량은 뛰어났지만 우리말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작가 본연의 정서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민관의 노력으로 문학 번역의 질과 양이 꾸준히 향상되면서 서서히 한국문학은 세계 속으로 뻗어갔다. 첫 성과는 한강이었다.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가 영국 최고권위 문학상인 부커상을 받았다. ‘채식주의자’를 영어로 전 세계에 알린 번역가는 영국의 데버러 스미스였다. 2015년 1월 영국에서 ‘채식주의자’의 영어판을 처음 출간하고 1년 뒤 한강과 함께 부커상을 받았다. 한강은 2018년에도 다른 소설 ‘흰’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한국문학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강 이후 2022년에는 정보라의 SF·호러 소설집 ‘저주토끼’, 지난해 천명관의 장편소설 ‘고래’, 올해는 황석영의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가 최종 후보 명단에 올라 한국문학은 3년 연속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최종 수상은 실패했지만 한국 문학의 위상이 과거와는 달라졌음 실감하게 해준 계기가 됐다. 이들의 작품 뒤에는 안톤 허(저주 토끼), 소라 김 러셀(철도원 삼대) 등의 전문 번역가가 있었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 문학이 주목받는 것은 많은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함께 한국적 매력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는 번역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민간에서는 대산문화재단이, 정부 쪽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이 수십 년 전부터 한국문학의 외국어 번역을 전략적으로 육성·지원해오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1996년 설립 후 현재까지 44개 언어권에 총 2171건의 번역출간을 지원했다.

한강의 작품들 역시 번역원의 지원으로 영어, 불어 등 28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총 76종의 책으로 출간됐다. 대산문화재단은 올해 번역 지원 사업에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스페인어 번역을 비롯해 현기영의 대하소설 ‘제주도우다’의 영역과 중역, 이성복 시집 ‘그 여름의 끝’의 영역 등을 선정하는 등 꾸준히 한국문학 세계화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로 한국 문학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문학은 3세대, 나아가 4세대 번역가들까지 체계적으로 지원·양성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장을 지낸 곽효환 시인은 11일 “이제부터가 진짜다. 앞으로 어떻게 준비하고 다음 단계를 밟느냐가 이른바 K-문학, K-컬처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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