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형자 시신 위에 농작물, 끔찍했다"…탈북女 밝힌 北 참상
"매일 죽어 나가는 수형자들의 시신을 웅덩이에 묻어놓고 그 위에 농작물을 심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
북한에서 인권 침해를 겪은 탈북 여성 4명이 16일(현지시간) 자신들의 고초를 증언하며 북한 인권 문제의 쟁점화를 호소했다.
미국 민간단체 북한자유연합의 주최로 이날 미국 뉴욕시 구세군강당에서 열린 제67차 유엔 여성지위원회(CSW) 부대행사 자리에서 이들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나 교화소(교도소)에서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참상을 털어놨다.
중국의 밀고로 공안에 잡혀 탈북에 실패해 개천 1교화소에서 투옥됐던 탈북 여성 지한나씨는 투옥 당시 "교화소 직원들이 매일 죽어 나가는 수형자들의 시신을 웅덩이에 묻어놓고 그 위에 농작물을 심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며 "농사가 잘된다고 이야기하더라"고 말했다.
한국에 사는 탈북민의 부탁으로 북한의 가족에게 돈을 보내주려다 보위부 감청에 걸려 양강도의 한 집결소에 갇혔다던또 다른 탈북여성 이하은씨는 감방 안에서 10시간 동안 말도 못하고 무릎에 두 손을 얹고 앉아 있어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철창 밖으로 손을 내밀라고 하고 사정없이 때린다"면서도 "제가 당한 고통은 다른 여성들보다 약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교화 3∼4년이면 풀려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2015년 9월 초 그 4명과 다른 사건으로 잡힌 2명 등 6명이 비공개 총살당했고, 그들을 취조하던 보위부원들은 승진했다"라고 전했다.
북한의 가부장적 사회와 가정폭력 등을 고발한 서른살 탈북 여성 한송미씨는 "탈북하다가 잡히면 남은 가족들이 고초를 당한다. 그래서 잡히면 자살하기로 결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행사를 주최한 북한 인권 운동가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인권 이슈가 북한 문제의 전면에 등장해야 한다. 그것이 이 잔혹한 독재를 끝내는 열쇠"라면서 "인권이 바로 김정은 독재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북한 인권침해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오는 17일(현지시간)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는 비공식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미국과 알바니아가 "북한의 인권 침해와 남용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며,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직접 관련돼 있다"고 지적하며 요청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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