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항암제’ 어디까지 왔나… 세계적 암 학회서 연구결과 발표 ‘눈길’

전종보 기자 2024. 9.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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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인사이드]
한미약품 ONCO임상팀 이동준 연구원이 지난 13~1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에서 ‘HM97662’의 연구 현황이 담긴 포스터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한미약품 제공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인 유럽종양학회(ESMO 2024)에서 잇따라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13~1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ESMO 2024에서 차세대 표적항암제로 개발 중인 ‘HM97662’에 대한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

HM97662은 암을 유발하는 ‘폴리콤 억제 복합체 2(PRC2)’의 핵심 요소인 EZH2와 EZH1을 동시 억제하는 EZH1/2 이중 저해제다. EZH2 단일 기전 항암제보다 PRC2 기능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잠재적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한미약품은 전임상 연구를 통해 HM97662의 항암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ESMO에서는 HM97662의 임상 연구 배경과 설계, 진행 현황 등이 소개됐다. 현재 HM97662는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 제제 투여 후 안전성·내약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용량 증량 파트에 총 19명의 대상자가 등록됐으며, 지금까지 용량 제한 독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ESMO에서 글로벌 파트너사 아이맵과 함께 ‘ABL111’ 단독요법 임상 1상의 탑라인 데이터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ABL111은 에이비엘바이오의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가 적용된 이중항체로, 지난해 ESMO 2023에서 임상 1상 중간 결과가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는 미국과 중국에서 ABL111, 니볼루맙, 화학 치료제를 3중 병용하는 임상 1b상을 진행하고 있다.

공개된 포스터는 ‘용량 증량 파트’에서 추가 진행한 18mg/kg 코호트와 ‘용량 확장 파트’에 등록된 진행성 위암·식도암 환자 43명을 분석한 데이터를 담고 있다. 분석 결과, ABL111은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15mg/kg(2주마다 투여), 18mg/kg(3주마다 투여) 증량했을 때 용량 제한 독성이 보고되지 않았고, 최대 허용 용량에도 도달하지 않았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 반응은 메스꺼움(25.6%), 빈혈(23.3%) 등이었으며, 대부분 1등급 또는 2등급 수준이었다. 유효성 측면에서는 ‘클라우딘(Claudin)18.2’ 양성 위암·식도암 환자 43명 중 7명에서 부분관해, 14명에서 안정병변이 확인됐다. 부분관해를 보고한 7명의 환자 중 5명은 이전에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였다.

티움바이오 또한 이번 학회에 참가해 면역항암제 ‘TU2218’의 임상 1b상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TU2218은 종양미세환경 내 면역항암제 활성 방해인자를 차단하고 종양 미세환경을 개선해, 키트루다와 같은 기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 개선을 목표로 개발 중인 경구용 면역항암제다.

현재 TU2218과 키트루다 병용투여 임상 1b상은 미국 내 임상기관 3곳에서 말기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모집된 환자 19명 중 15명은 투약을 마쳤고, 4명은 투약 중이다. 임상 1b상의 목적은 TU2218·키트루다 병용 요법의 안전성, 약동학, 약력학 등을 평가하고, 이어질 임상 2a상의 최적 용량을 찾는 것이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3개 그룹으로 나뉘어 TU2218을 용량별(105mg/일, 150mg/일, 195mg/일)로 키트루다와 함께 투여 받았다.

학회에서 발표된 임상 1b상 결과에 따르면, 종양평가가 가능했던 환자 16명 중 3명이 암세포가 30% 이상 줄어든 부분관해 반응을 보였고, 7명은 종양 크기에 큰 변화가 없는 안정병변이 확인됐다. 용량별로는 고용량이자 임상 2상 권장용량인 하루 195mg 투약군 10명 중 3명이 부분관해, 5명이 안전병변 반응을 보여 객관적 반응률 30%와 질병통제율 80%를 달성했다. 부분관해 반응을 확인한 환자 3명은 각각 폐암, 췌장암, 항문암 환자였으며, 모두 임상 참여 전 평균 2종 이상의 항암치료제를 투약 받았음에도 치료 효과가 없었으나 TU2218과 키트루다를 투약 받은 후 항암 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학회에서 존슨앤존슨은 ‘리브리반트’와 유한양행 ‘렉라자’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FDA는 두 약물의 병용요법을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리브리반트·렉라자를 병용 투여한 환자군은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를 단독으로 사용한 환자보다 EGFR 변이, TP53·RB1 내성 발생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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