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저격' 박문성 "25년 축구인생 부정 당한 느낌…할말 해야 했어"

"정몽규 체제 이어지는 한 상황 반복"
"할 말 해야겠다는 생각에 발언한 것"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 방침을 두고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작심 저격한'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축협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인생의 절반을 축구에 보냈는데, 제가 살아온 절반을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25일 오후 YTN 뉴스FM '이익선 최수영 이슈앤피플'에 출연한 자리에서 "(축협 논란은) 지금 정몽규 회장 체제가 이어지는 한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질타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근래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씁쓸했다. 내가 25년을 축구라는 공간에서 보냈는데 축구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사람들에게 이렇게 질타받는데 그걸 자정할 능력도 없고 문제를 직시할 능력도 없다"며 "저에게 지금 상황을 바꿀 힘은 없지만, 할 말은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국회에서) 그렇게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위원은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그는 정 회장 등과 나란히 자리한 상황에서 "(축협이) 국민 눈치를 보지 않는다", "정몽규 체제는 끝나는 게 맞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축협의 행정, 운영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축협이라는) 이 닫힌 조직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박 위원의 '작심 저격'에 대해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혹시 못하신 말이 있다면 여기서 다 해달라"고 청하자, 그는 "크게 놓고 봤을 때 한국 축구가 역대 최강의 멤버를 데리고 있는데도 우리 대표팀은 뒷걸음을 친다. 이 원인이 뭔가"라며 "고급 재료가 다 구성됐는데 요리는 형편없다. 그렇다면 그건 셰프의 문제다. 선수들을 담아내는 그릇, 축협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국민, 우리 팬들은 금메달이라는 결과에만 환호하지 않는다. 메달을 못 따도 환호하고 동메달, 아니면 순위에 못 들어도 환호한다"라며 "우리는 이제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주목하는 사회로 성숙했는데, 그 과정이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한가를 따져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어제 국회에서 말씀드렸던 건 왜 (정 회장 등이) 눈치를 보지 않냐, 사람들의 시선과 왜 눈높이를 못 맞추냐는 것"이라며 "그분의 삶의 궤적이 우리와 다르다.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사회에서 경쟁해본 적이 없고 먼저 높은 위치에서 기회를 얻었다. 출발선이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