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명품의 품격’...가을이 익어가는 무등산 평촌명품마을[이생관]
체험・생태・농촌 등 전국 마을공동체 ‘롤모델’
12월까지 열리는 광주국제비엔날레도 볼거리
#. 이달의 생태관광지(이생관)는 환경부에서 자연환경의 특별함을 직접 체험해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기 위해 2024년 3월부터 매달 한 곳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전국 생태관광 지역 중 해당 월에 맞는 특색 있는 자연환경을 갖추고, 지역 관광자원 연계 및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한다. 데일리안은 전국에 있는 생태자원 현장을 직접 찾아가 생태적 가치와 보존, 그리고 관광이 공존하는 ‘이달의 생태관광’을 직접 조명하고자 이 시리즈를 준비했다. 초보여행자, 가족여행자 눈높이에서 바라본 현장감 있는 시리즈로 풀어 나갈 예정이다. <편집자 주>
난이도 = 걸을 힘만 있다면 가능하다. 5~12세 자녀를 둔 부모들은 꼭 한 번 방문해보는 걸 추천.
접근성 = 무등산 초입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간격이 길지만 대중교통도 이용 가능하니 시간대를 알아보자. 단, 마을 체험은 하루 수용 인원에 제한이 있다. 전화 예약은 필수.
볼거리 = 평촌명품마을은 주민들이 직접 관리하고 보존해온 농촌마을이다. 농촌마을 특유의 슬로우시티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생태관광, 농촌체험휴양마을 등 다양한 테마가 공존한다. 마을 반경 5km 내외에 무등산 풍암정, 소쇄원, 광주호생태원, 석영정 등 주변 볼거리가 풍부하다.
어느 장르, 어느 분야에서든 ‘모범’이 있다. 최근에는 ‘롤모델’이라고 부르기가 더 편하다. 정답은 아니더라도 성공 사례를 만들기 시작하면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몰려든다. 무등산 ‘평촌명품마을’이 바로 그런 곳이다.
수 많은 마을공동체를 둘러봤다고 자신하는 기자 역시 평촌마을의 운영시스템에 적잖이 놀랐다. 그만큼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무엇보다 마을 주민들의 애향심이 가득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지난 2015년 환경부가 이곳을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했는데, 이런 평촌명품마을이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9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선정됐다.
가을 문턱에서 느끼는 농촌마을의 정취와 함께 도예, 농작물 수확, 꽃차 만들기, 숲 놀이터 등 다양한 체험을 하고 싶다면 지금 평촌명품마을로 떠나보자.
4개 마을이 정성스럽게 가꿔 온 자연친화 생태공간
평촌명품마을은 무등산 북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동림, 우성, 담안, 닭뫼라는 4개 마을로 형성된 아담하고 한적한 농촌마을이다. 생태적으로 우수해 생태관광마을과 농어촌 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됐다.
마을 중심으로 흐르는 풍암천은 수달, 남생이 등 멸종위기 생물이 서식하는 천예의 보고다. 수달과 남생이는 무등산국립공원의 깃대종이기도 하다. 여기에 8~9월은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
마을 길목에 조성된 무돌길 쉼터는 마을 사랑방 역할과 동시에 외지에서 평촌마을을 찾은 사람들의 휴식처다. 무등산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 무등산 트레킹을 마친 후 무돌길 쉼터를 찾는다면 평촌마을의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다.
평촌마을은 얼핏 보면 평범한 농촌마을이다. 그런데 마을협의체가 풍부한 스토리로 평범한 농촌마을을 탈바꿈 시켰다. 화려하고 인위적인 마을 홍보보다는 마을 사람들 이야기와 오래된 물건들 그리고 놓칠 것 없는 체험프로그램까지 전부 소소한 테마들이 향수를 더 자극한다.
공은주 자연환경 해설사는 “평촌마을은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우리 삶 그대로를 보여주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아이들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뛰어놀고, 어른들은 잠시 생각에 잠겨 휴식을 취하기 충분한 곳이 평촌마을이다”라고 설명했다.
4개 마을은 각각 이야기와 테마를 갖고 있다. 무돌길 쉼터와 숲속 체험장을 갖춘 동림마을은 금산자락까지 길을 따라 가가호호 모여있다. 예전에 ‘서림’으로 불렸던 금곡마을이 ‘서쪽의 숲’이라면 동림은 ‘동쪽의 숲’이라는 의미다.
집 사이로 수도가 들어오기 전에 마셨던 우물이 아직도 남아 있다. 금산 아래 비닐하우스에서는 이 고장 특산물인 무등산 수박이 출하된다. 그 길로 올라가면 탐방로와 함께 마을 산책로가 있다.
우성마을은 옛 고지도에서 ‘버성골’로 표기돼 있다. 지금도 그 이름을 아닌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옛날 고인돌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도 우성마을의 특색이다. 구릉 능선에 위치한 이 ‘버성골 지석묘’를 통해 이 마을 일대에 오래전부터 사람이 들어와 터를 닦아 살아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담안마을은 물이 좋아서 여름철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담안에 들어서면 넓은 신작로와 좁은 길이 보이는데, 좁은 길이 예전부터 지게에 나물지고 산수동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왕래가 많았던 곳이라 옛날에는 국밥집과 장터도 있었다고 한다.
담안의 집들은 물가에서 건진 돌로 만든 담벼락이 예쁘다. 가마를 지어 도자기를 만들고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는 평촌도예공방도 담안마을에 있다.
닭뫼마을은 유산교라는 다리를 사이로 담양군과 붙어 있다. 마을 입구에는 ‘닭뫼마을’이라는 표지석이 하나 있는데 단정하면서도 힘 있는 한글 필체가 눈에 띈다. 이 표지석 글씨는 송강 정철의 13대손인 죽산어른이 1987년에 직접 쓴 것이다.
또 중암천을 따라 닭뫼마을을 돋보이게 하는 솟대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마을사람들이 직접 배롱나무를 깎아 만들었다. 솟대는 평촌명품마을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상징이기도 하다.
정태영 평촌명품마을 대표는 “평촌마을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이곳은 우리가 함께 꿈꾸고, 함께 웃고, 함께 눈물 흘린 소중한 터”라며 “앞으로도 미래세대들이 마을로 돌아와 변함없이 따뜻한 공동체를 유지해 나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무등산 풍암정, 소쇄원 등 주변 볼거리 가득
평촌마을 주변은 볼거리가 가득하다. 가장 유명한 곳은 단연 무등산국립공원이다. 평촌마을 반경 5km 안쪽으로 범위를 좁히게 되면 곳곳에 절경을 볼 수 있는 장소가 펼쳐진다.
그래서 당일치기로 평촌마을과 마을 주변 명소를 전부 둘러보려면 새벽부터 서두르는 것이 좋다. 평촌마을에서 손꼽히는 절경을 꼽는다면 풍암정 제격이다. 풍암정은 조선 후기 임진왜란과 정묘호란 때 의병을 일으킨 의병장인 김덕보가 두 형을 기리며 은둔 생활을 하던 공간이다.
무등산 초입에 평탄한 산책길을 10여분 걸으면 만날 수 있다.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가족단위로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풍암정 사이에 흐르는 원효계곡이 말라 있을땐 풍암정으로 건너갈 수도 있다. 10월 중순부터는 단풍으로 절경을 이룬다.
소쇄원은 이곳에서 이름이 제일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다. 조선시대 정원 중에서 첫손으로 꼽히는 곳이다. 1983년 7월 20일에 사적 제304호로 지정됐다. 이후 2008년 5월 명승 제40호로 변경됐다. 정원 내에는 대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으로 구성된 숲이 있다.
또 환벽당, 송강정과 함께 ‘정송강유적으로 불리는 ‘석영정’도 있다. 성산별곡 저자인 정철의 시비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석영정 근처에는 환벽당이 있는데, 무등산 풍암정에서 흘러 내려온 원효계곡의 줄기를 잇는다. 자연 풍광이 수려하고 상사화 군락지가 있다.
공은주 해설사는 “환벽당은 환벽이라는 뜻 그대로 푸르름이 고리를 두르듯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이루고, 시가문학과 관련된 국문학사적인 인문학적 가치가 매우 큰 곳”이라며 “평촌마을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과 풍광을 사계절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월까지 광주시 일대에서 열리는 ‘광주비엔날레’
현재 광주는 제15회 국제비엔날레가 한창이다. 오는 12월까지 광주광역시 일대에서 열린다. 광주비엔날레는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올해 테마는 ‘판소리’다.
메인 테마 이외에도 광주시 남구 양림동에 외부 전시관을 조성했다. 양림동은 ‘소리숲’을 테마로 8곳의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마을 전체가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 돼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문화전당역을 중심으로 파빌리온(국가관) 전시관도 시선을 끈다. 세계 22개국과 9개 기관・도시가 참여했다. 이밖에 광주역사민속박물관・하정웅미술관 등에서도 국내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는 “창설 30주년 행사는 비엔날레의 본질을 재확인하고 아시아의 대표 문화도시가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비엔날레 본전시와 세계 각국이 참여한 파빌리온을 통해 광주를 국내외 미술작품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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