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금토드라마 <우리영화>가 뜨거운 반응 속에 방영 중인 가운데, 배우 이설의 연기가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이설은 극 중 채서영 역을 맡아 한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루머와 이혼으로 긴 공백기를 겪은 베테랑 배우의 복귀 서사를 그려냈다. 1회부터 당당한 눈빛과 단단한 감정선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그는, 겉은 강하지만 속은 누구보다 외로운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극의 무게를 단단히 책임졌다. 남궁민이 연기한 영화감독 이제하와의 감정선도 날카롭게 오가며 몰입도를 높인다. 연기를 뛰어넘어 인물의 결까지 설득력 있게 담아낸 이설. 지금이야말로 이 배우를 제대로 들여다볼 시간이다.
이설은 예명이다

이설은 본명이 아니다. 본명은 강민정. ‘이설’이라는 이름은 ‘다를 이(異)’, ‘이야기 설(說)’을 써서 “남다른 이야기를 가진 배우가 되자”는 의미로 스스로 만든 예명이다. 영화 <허스토리>(2018) 정식 개봉을 앞두고 배우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예명 ‘이설’로 활동명을 변경했다. 남다른 이름처럼, 이설은 자신의 연기 인생 또한 남들과는 다르게 써 내려가고 있다. 낯선 이름이지만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울림을 지녔고, 그만큼 다채로운 서사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도 자신만의 색을 입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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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촬영을 계기로
배우의 꿈을 키웠다


이설의 연기 인생은 우연한 제안에서 시작됐다. 청도에서 자란 그는 큰 도시에 대한 동경으로 21살에 100만 원만 들고 무작정 상경했다. 서울에서 피팅모델로 일하던 중 친구의 권유로 뮤직비디오 촬영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 경험이 연기에 눈을 뜨게 만든 계기가 됐다. 첫 출연작은 박재범·기린의 ‘CITY BREEZE’였고, 같은 해 테이의 ‘사랑은 왜’, 호란의 ‘앨리스’ 뮤비에도 출연했다. 사실 첫 뮤직비디오 출연은 백예린의 ‘Bye Bye My Blue’였지만 통편집이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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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의 이름을 알린 작품은
<옥란면옥>

이설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작품은 2018년 KBS 추석특집극 <옥란면옥>이다. 극 중 그는 탈북민 영란 역을 맡아 조선족 사투리를 소화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은 물론, 캐릭터의 서사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며 “누구지, 저 배우?”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이 작품으로 이설은 KBS 연기대상 여자 연작 단막극상을 공동 수상하며 단숨에 연기력과 존재감을 모두 인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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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을 따냈다


이설은 2018년 MBC 드라마 <나쁜형사>에서 무려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으로 낙점되었다. 신하균과 호흡을 맞춘 이 작품에서 그녀가 맡은 ‘은선재’는 사회부 기자이자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천재 사이코패스. 형사 우태석의 은밀한 조력자로서 아슬아슬한 공조 수사를 이어가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제작진은 수많은 오디션 끝에 이설을 처음 본 순간 “은선재가 나타났다”고 확신했을 정도로 단번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전했다. 이설은 캐스팅 소식을 듣고 “꿈인 줄 알았다. 반드시 이 행운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설은 이 드라마로 이설은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또 한 번 존재감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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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쓰거나 외국인 역할을 많이 했다



이설의 필모그래피에는 언어적 도전이 유난히 많다. 드라마 <옥란면옥>에서는 조선족 사투리, 영화 <흐르다>(2023)에선 경상도 사투리, <믿을 수 있는 사람>(2023)에서는 탈북민 역할을 맡아 중국어까지 소화했다. 언어를 익히는 것보다 문화적 측면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최근 개봉한 영화 <침범>(2025) 제작보고회에서 이설은 “사투리 쓰지 않고 외국인 설정이 없는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이고 서울말 쓸 수 있다는게 너무 좋았다.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경험이었고 너무 행복했다"고 말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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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와 열애설이 있었다

10살 차이를 극복한 배우 손석구와 이설의 열애설은 2021년 말 연예계를 달궜다.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 이들의 열애설이 공공연하게 퍼졌고, 두 사람은 절친 배우들에게도 교제 사실을 공개했다는 사실이 보도된 것이다. 손석구가 이설에게 넷플릭스 드라마 <D.P.>특별출연을 제안하며 극 중 사망 병사의 누나로 이설이 등장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있었다. 양측은 공식적으로 “친한 선후배”라며 열애설을 부인했지만, SNS를 통해 서로를 향한 호감을 은근히 드러낸 정황도 포착되며 팬들의 관심이 높았다. 한편에서는 두 사람의 연기 스타일과 캐릭터 몰입 방식이 닮아 있어 더욱 잘 어울린다는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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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포인트는 볼에 있는 점이다


이설의 얼굴을 보면 자연스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바로 왼쪽 볼에 자리한 두 개의 점이다.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드러나는 이 점들은 그녀의 청초하고 순수한 이미지에 개성을 더한다. 본인 역시 "나중에 딸을 낳는다면 이 점을 닮았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애착이 있다. 눈꺼풀의 핏줄과 함께 이설의 시그니처가 된 이 점은, 화면 속에서 그녀를 더 특별하게 만든다. 눈빛으로 말하는 배우답게, 작은 디테일이 큰 인상을 남기는 법. 그녀의 얼굴은 이야기의 첫 장처럼, 다음이 궁금해지는 여운을 남긴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