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동안이라 고3인데 초등학생 등에 업혀 연기한 이 배우

SBS 드라마 <왕과 나> 방송 캡처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쌍둥이 자매 미지와 미래를 함께 연기하며 결이 다른 두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해 찬사를 받은 박보영.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

데뷔 19년 차에도 여전히 ‘동안 아이콘’으로 불리는 그는, 여전히 10대부터 3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낸다. 그런데 이 사랑스러운 외모 때문에 뜻밖의 해프닝도 적지 않았다.

유튜브 <뽀블리> 영상 캡처

박보영은 2020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 ‘뽀블리’에 브이로그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그는 상추를 키우며 소소한 일상을 전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유튜브 측에서 해당 채널을 ‘아동용 콘텐츠’로 분류해 댓글 기능을 차단한 것. 당시 박보영의 나이는 31살이었지만, 영상 속 모습이 워낙 어려 보여 AI가 그를 ‘어린이’로 인식해버린 셈이다. 채널 관리자는 “유튜브에서 아동용으로 인식해 댓글 사용이 중지되고 있다”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공지를 올려야 했다. 이 일화는 “AI도 속아 넘어간 동안”이라는 농담 섞인 찬사로 이어졌다.

SBS 드라마 <왕과 나> 방송 캡처

하지만 가장 전설적인 에피소드는 역시 고등학교 3학년 시절, SBS 드라마 <왕과 나>를 찍을 때였다. 박보영은 과거 KBS2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당시 초등학교 5학년 아역들과 함께 연기했는데, 다들 나를 초등학생으로 봤다”고 회상했다. 극 중 자신을 업어주던 배우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체격조차 자신보다 작았다는 사실에 출연진 모두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누리꾼들도 “고3이 초딩 등에 업힌 건 박보영이 처음일 듯”, “진짜 나이 거꾸로 먹나 보다”, “얼굴 크기도 작고, 말투도 어려 보여서 진짜 헷갈릴 듯”이라며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영화 <너의 결혼식>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멜로무비> 촬영 중인 박보영 (박보영 인스타그램)

이처럼 박보영의 동안 외모는 종종 해프닝을 부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배우로서 큰 무기가 되기도 한다. 교복을 입어도 위화감이 없기에, 연출자 입장에서는 아역 배우를 따로 캐스팅하지 않고도 캐릭터의 유년 시절부터 성인까지 한 사람으로 설득력 있게 그려낼 수 있다. 실제로 영화 <너의 결혼식>, 드라마 <어비스>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멜로무비> 등에서 교복을 무난하게 소화하는 등 10대에서 30대까지의 연령대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박보영 (BH엔터테인먼트)

박보영은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했다. 2008년 영화 <과속스캔들>의 주인공 ‘황정남’ 역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늑대소년>, <피끓는 청춘>,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흥행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힘쎈여자 도봉순>, <미지의 서울>까지 이어지는 필모그래피에서도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또 한편으론 폭넓은 감정 연기로 마음을 울리는 배우. 박보영은 그야말로 ‘동안’을 넘어 ‘시간을 잊게 만드는 배우’다.

나우무비 에디터 썸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