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관리지역' 함안 칠서산단에 또 폐기물처리시설 논란

윤성효 2024. 10. 1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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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경 진보당 의원, 국정감사 지적... 인근 마을 주민 "이미 암으로 고통" 호소

[윤성효 기자]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
ⓒ 창녕환경운동연합
㈜NC함안이 경남 함안 칠서산업단지에 폐기물을 소각·매립하는 처리시설을 설치하려 해 논란인 가운데, 이미 인근 3개 마을 주민 상당수가 암으로 사망하거나 치료 중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혜경 진보당 의원(비례)은 14일 전북 전주시 전북지방환경청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을 대상으로 한 질의와 이날 낸 자료를 통해 "칠서산업단지 폐기물처리시설 사업에 대해 주민 건강 대책을 수립한 후, 악취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2020년 주민대책위원회 자체 조사를 통해 칠서산업단지 주변 3개 마을 주민 가운데 23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12명이 암으로 치료 중인 것으로 조사되었고, 칠서산업단지 3개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결과 주민이 대부분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칠서산업단지 지역은 이미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악취관리지역'은 배출 허용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정할 수 있고, 적발되면 과징금은 물론 조업 정지까지 내릴 수 있는 만큼, 악취에 대한 적극적인 저감 조치가 가능한 제도로 꼽힌다는 것이다.

정혜경 의원은 "NC함안이 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하려는 지역은 지난 2021년에 악취 관리 지역으로 지정됐고 현재도 악취 관리 기준이 초과되는 곳이다"라며 "환경관리 기준을 이미 초과하는 곳에 악취 유발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부적절하고, 주민 건강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폐기물 처리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미 주민들이 암에 걸린 상황에서 악취 발생 시설이 건설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건강 대책을 시급히 먼저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종원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주민들의 질병과 환경영향평가에서 나온 자료는 차이가 있다"라며 "수시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주민 우려들이 환경영향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이 14일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 함안 지역 주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창녕환경운동연합
주민-환경단체 "하루라도 빨리 악취에서 벗어나고 싶다"

NC함안 칠서산단 산업폐기물처리시설 반대주민대책위원회, 창녕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낙동강네트워크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을 대상으로 국정감사가 열린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루라도 빨리 악취에서 벗어나고 싶다"라고 했다.

주민·환경단체는 "우리도 사람이다. 맑은 공기 마시고 싶다. 악취 환경 기준 초과 지역에 또 산업폐기물 소각장과 매립장을 허용하는 낙동강유역환경청 규탄한다"라고 했다.

주민들은 "칠서산단 주변에 거주하는 많은 주민들은 오랫동안 악취에 시달려 왔고, 산업단지와 인근 폐기물고형연료 소각시설(SRF)에서 나오는 유해물질로 인해 고통을 받아 왔다"라며 "이미 많은 주민들이 암으로 사망하거나 투병 중이다. 악취로 인한 두통이나 호흡기질환은 대부분 주민이 겪는 흔한 질병이다. 주민들은 집안의 공기를 환기시키고 싶어도 1년 내내 단 한 번도 제대로 창문조차 열지 못하면서 살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폐기물처리시설 추진에 대해, 이들은 "설상가상, 이미 악취 관리 기준을 초과하는 칠서산업단지 내에 NC함안이 악취 유발시설인 폐기물 소각장과 매립장을 또 설치하겠다고 한다"라며 "이미 유해 시설이 가득한 곳에 또다시 대규모 환경오염 유발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암에 걸려 죽든, 악취로 창문조차 열지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하든 상관없다는 기업의 이윤 추구에 치가 떨린다"라고 했다.

이들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사업이기에 주민들은 주민설명회, 주민공청회를 거부했다. 살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칠서산업단지 폐기물처리시설 소각장과 매립장 설치사업에 저항했다"라며 "설명회와 공청회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사업자와 인허가 행정 측에 혹시라도 사업에 대한 찬성 분위기로 읽힐까 봐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의사 표현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2023년 악취 실태조사 결과 배출구 조사에서 여러 공장 등이 복합악취 관리 기준에 초과 검출되었고 개별사업장 공장 굴뚝에서 자일렌, 톨루엔, 스타이렌, 메틸에틸케톤, 암모니아와 같은 악취를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검출되었다"라며 "이 결과 악취 관리 지역 내부는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복합 악취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했다.

주민·환경단체는 "환경 현황 조사에서 3년간 악취 기준을 초과하고 있는 함안군 악취 조사 결과마저도 검토하지 않고 작성된 NC함안 칠서산업단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는 반려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칠서산업단지 가동 30여 년이 지났다.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칠서산업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은 형식적 악취 관리 비용만을 지출하여 엄청난 이윤을 추구했지만, 그로 인한 결과는 주민들이 생명과 건강, 맑은 공기를 빼앗기는 처참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라고 했다.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악취 관리지역의 악취 개선을 위하여 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가와 주민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하고, 형식적 조사가 아닌 공장 굴뚝 하나하나를 점검하여 악취 발생 원인을 샅샅이 찾아내는 행정이 이뤄지길 요구한다"라고 했다.
 NC함안 칠서산단 산업폐기물처리시설 반대주민대책위원회, 창녕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낙동강네트워크는 14일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루라도 빨리 악취에서 벗어나고 싶다”라고 했다.
ⓒ 창녕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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