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다혜 사고' 택시기사 "형사 합의했다…사과 손편지 받아"

김서원 2024. 10. 1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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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2시 43분쯤 문다혜씨가 몰던 차량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앞 1차선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2차선에 진입하면서 뒤따라오던 검은색 택시 승용차와 부딪쳤다. 독자 제공


음주운전을 한 혐의를 받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41)씨와 사고 났던 택시기사가 “문씨 측과 형사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피해 택시기사 임모씨는 16일 중앙일보와 만나 “문씨 측과 합의를 했고 상해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임씨는 지난 9일 오전 6시30분쯤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약 1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사고 직후에 이어 두 번째 경찰 조사였다. 임씨는 차량의 왼쪽 범퍼가 파손돼 수리비 약 320만원이 나온 견적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날 문씨 측 변호인이 경찰을 통해 먼저 합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다만 경찰은 “공식적인 합의서가 제출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합의 뒤 변호인은 “사고 당시엔 미안하다고 말할 경황이 없었다. 죄송하다”는 내용의 문씨가 쓴 손편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임씨는 “손편지를 받은 뒤에 한 번 더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문씨와 직접 대면한 적은 없다고 한다. 합의금 액수는 문씨 측에서 제안했고, 임씨가 그대로 수용했다고 한다.

앞서 문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43분쯤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 호텔 앞에서 음주 상태로 캐스퍼 차량을 몰다가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갑자기 차선을 바꾸는 과정에서 뒤따라오던 임씨 택시와 충돌했다. 임씨는 문씨가 사고 직전 신호를 위반해 이태원역 삼거리에 들어섰다가 맞은편에서 오는 차들에 갇혀 교차로 한가운데 서 있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했다.

임씨는 “(사고 당시) 문씨는 말을 제대로 못 하고 눈도 제대로 못 뜨는 만취 상태였다”며 “술 냄새도 많이 나고 대화를 할 수 없어 바로 현장에서 교통을 통제하던 경찰을 부르러 갔다”고 말했다. 이어 “(문씨가) 2번 정도 음주측정기에 숨을 불어넣는 등 순순히 측정에 응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문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9%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임씨는 사고 당시 목 부위에 경상을 입고 이튿날엔 어깨 통증까지 겹쳐 치료를 받는 상태다. 피해 기사가 상해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문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이 아닌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만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문씨 측과 피의자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한편, 사고 당일 문씨와 술을 마신 동석자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할지 검토하고 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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