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예후 나쁜 삼중음성유방암 새로운 옵션… 급여 적용 필요"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는 지난 25일 서울특별시 중구에서 열린 키트루다 삼중음성유방암 미디어 세미나에서 급여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MSD의 펨브롤리주맙 성분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의 1차 치료 선택지로 자리를 잡았으나, 국내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의 키트루다에 대한 접근성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에서 키트루다의 삼중음성유방암 적응증에 대한 보험급여가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특히 삼중음성유방암은 다른 유방암에 비해 재발률이 높고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졌다. 임석아 교수는 "삼중음성유방암이 공격적이고 예후가 나쁜 것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나 HER2 양성 유방암에 비해 6·12 개월 내 재발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이라며 "수술·항암 치료를 진행한 후 3~6개월 뒤 검사했을 때 재발한 환자의 상당수가 삼중음성유방암이기 때문에 상당히 속상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임석아 교수에 따르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나 HER2 양성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90~95%인 반면,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6.9%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 수치는 1기 환자를 포함한 데이터이며, 특히 원격 전이가 이뤄지는 순간 5년 생존율은 10명 중 1명꼴로 급격히 낮아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석아 교수는 키트루다가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의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석아 교수는 "원래 암이 우리 몸에 돌아다니다 보면 면역세포에 잡아먹힌다"며 "그 중 0.01% 정도가 전이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는 "즉 우리는 스스로 면역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면역을 조금 더 증강시키는 게 키트루다"라며 "면역세포가 암을 잡아먹는 것을 촉진하는 약제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 주목해야… pCR 13.6% 상승은 키트루다가 유일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는 조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를 평가한 임상 3상 시험 'KEYNOTE-522'의 결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KEYNOTE-522는 치료 경험이 없는 2·3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1174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과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 단독요법의 효과를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과 비교한 시험이다. 임상에서 키트루다군의 5년 전체 생존율(OS)은 86.6%, 위약군은 81.7%로, 키트루다는 위약군 대비 사망위험을 34% 감소시켰다.
다만 박연희 교수에 따르면, KEYNOTE-522에서 전체 생존율보다 더 중요하게 봐야 하는 데이터가 있는데, 바로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이다. 보통 항암제의 효능을 평가할 때는 전체 생존율을 먼저 보지만, 선행 치료만큼은 pCR이 효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의 목표는 '완치'인데, 이를 가장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바로 pCR이다. 또 전체 생존율은 입증에 너무 긴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pCR을 이용할 경우 6개월 만에 결과를 확보할 수 있어 돈과 시간을 아껴 환자들에게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KEYNOTE-522에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은 위약군보다 13.6% 더 높은 pCR을 기록했다. 박연희 교수는 키트루다의 해당 데이터의 의의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pCR 15% 상승이 큰 수치인지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사실 여태까지 이를 15% 가까이 높인 약은 키트루다를 제외하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의 키트루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급여의 적용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키트루다의 삼중음성유방암 관련 적응증은 크게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의 1차 치료로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2021년 7월 승인)과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치료로서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과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단독요법(2022년 7월 승인) 등 두 가지로 나뉘는데, 두 적응증 모두 급여 적용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임석아 교수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에게 다른 항암제와 키트루다를 병용하는 치료법을 추천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서 환자가 비급여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러 부작용을 감수할 수 있는 건강 상태인지 등을 고려해 처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연희 교수 또한 키트루다의 보험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환자들이 13.6%의 pCR 달성률 차이가 크다는 점을 인지하고 키트루다의 사용을 원하는 추세인데, 기존의 항암 치료(탁센, 젬사이타빈, 카보플라틴)에 키트루다를 추가하는 순간 비급여로 바뀌면서 환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 박 교수는 "항암 치료만 진행할 경우 pCR은 절반 정도 달성하는데, 여기에 키트루다를 추가하면 pCR이 15% 정도 올라간다"면서도 "키트루다를 추가하는 순간 비급여로 바뀐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환자들에게 이에 대해 설명하면 굉장히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키트루다의 삼중음성유방암 급여 논의는 어느 단계까지 왔을까. 한국MSD 항암제사업부 신주현 본부장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키트루다 재정 분담안을 새로 제출했다"며 "어느 암종이 암질심에 상정될지는 모르지만,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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