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은 여관방에 있다"…'백선기 경사 피살사건' 해결한 '결정적 제보'

박찬제 2023. 6. 23.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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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전 발생한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의 범인을 이정학(52)으로 결론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빙성 있는 구체적 제보 덕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연합뉴스 등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월 대전에서 발생한 '권총 은행강도' 사건 범인 이승만으로부터 '경찰관을 살해한 사람이 누구인지 안다. 총은 여관방에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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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발생한 '권총 은행강도' 범인 이승만의 제보…1심서 무기징역 상태, 신빙성 있고 구체적
이승만이 말한 울산의 한 여관 압수수색…천장에 숨겨져 있던 38구경 권총 한정 발견
이정학, 담 넘어 파출소 후문으로 침입…백선기 경사 살해 목적은 권총 탈취
2001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피의자 (왼쪽부터) 이정학과 이승만. ⓒ연합뉴스

21년 전 발생한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의 범인을 이정학(52)으로 결론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빙성 있는 구체적 제보 덕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연합뉴스 등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월 대전에서 발생한 '권총 은행강도' 사건 범인 이승만으로부터 '경찰관을 살해한 사람이 누구인지 안다. 총은 여관방에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는다. 당시 이승만은 은행강도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상태였다.


경찰은 편지 내용이 믿을만하다고 판단해 이승만이 말한 울산의 한 여관을 압수수색 해 천장에 숨겨져 있던 38구경 권총 한정을 발견한다. 이 권총의 일련번호는 백 경사가 소지했던 것과 일치했다.


이승만은 경찰이 교도소를 찾아오자 이정학이 백 경사를 살해한 배경에 관해서도 상세히 진술했다.


이승만의 진술에 따르면, 이정학은 사건 당시 담을 넘어 파출소 후문으로 들어온 뒤 홀로 근무하던 백 경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후 백 경사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권총을 빼앗고는 침입할 때와 같이 후문으로 나가 충남 논산을 거쳐 대전으로 도주했다.


이정학의 목적은 경찰관을 살해하는 것보다 권총을 빼앗는 데 있었다고 한다. 이승만과 이정학은 백 경사 피살사건보다 9개월 앞선 2001년 12월 21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은행에서 강도질을 벌였다.


당시 이들은 은행 출납 과장을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때 쓰인 권총은 2001년 10월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빼앗은 것으로, 강도 범행 이후 분리해 폐기했다.


이승만은 대전에서 은행 강도 짓을 하고도 돈이 필요해진 이정학이 또 다른 범행을 위해 백 경사를 살해한 뒤 총기를 훔쳤다고 밝혔다. 다만 백 경사의 총기는 범행에 쓰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정학을 불신한 이승만이 장전된 실탄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유 팩에 넣어 버렸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승만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했으며, 여러 차례 조사에도 내용이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승만은 백 경사가 살해됐을 당시 대구에서 딸과 함께 있었다는 결정적 알리바이가 있었다.


반면 이정학은 진술을 반복해서 바꿨고 과거를 추궁하자 모순된 이야기를 하는 등 범행을 숨기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경찰은 과거 수사 자료와 현장 상황, 진술 등을 종합해 이승만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백 경사 피살사건의 범인을 이정학이라 결론 지었다.


이후신 전북경찰청 형사과장은 "제보 이후 전담팀을 꾸려 114일간 이 사건을 수사해왔다"며 "구체적인 진술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제보자와 피의자의 진술 신빙성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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