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풍산부인과’의 미달이 아빠로 모두의 웃음을 책임졌던 배우 박영규.

항상 잘 나갔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연극 무대의 가난과 폐결핵, 여러 번의 가정사, 아들을 잃은 깊은 슬픔까지.
수많은 굴곡을 겪었지만 그는 늘 다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데뷔 40년 차인 그는 지금까지 네 번 결혼을 했는데요.
지금의 아내와는 특이하게 분양 사무소에서 처음 만났다고 해요.

분양 사무소에서 첫눈에 반한 그는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건물 본 계약서 쓰겠습니다”라며 저돌적으로 대시했고, 불도저 같은 사랑은 결국 25살 연하 아내의 마음을 열었습니다.
연애 시절 아내의 차가 고장 났다는 소식에 그는 새 차를 선물하며 “내 인생으로 들어와라”라는 로맨틱한 프러포즈를 건넸다고 해요.
사랑 앞에서만큼은 늘 직진이었죠.

배우로서의 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순풍산부인과’의 미달이 아빠 역은 수많은 배우들이 노렸지만, 제작진이 원하는 인물을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
그때 박영규가 오디션에서 가장의 서러움을 토해내듯 연기했고, 그 진심이 제작진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현실의 삶과 겹쳐진 그의 연기는 결국 한 시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후 ‘다모’의 포도대장, ‘정도전’의 이인임을 통해서는 코믹과는 전혀 다른 중후함을 보여주며 배우 박영규의 무게를 증명했죠.

하지만 그는 배우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앨범을 낸 가수이기도 했던 그는 50년 넘게 불러온 프랭크 시나트라 ‘My Way’를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다시 노래하며 인생을 담아냈고 최근 ‘놀면 뭐하니?’에서도 무대에 서 진심을 보여주었는데요.

예능에서는 유쾌하게, 작품에서는 묵직하게.
웃기고, 울리고, 다시 웃게 만드는 배우 박영규.
그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가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