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명은 모르는 호빵·대일밴드의 진짜 이름은?

조회 632024. 12. 26.
브랜드, 제품명이 보통명사가 된 사례

어떤 제품은 초기 시장을 제대로 선점해, 그 제품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이름보다도 더 유명해지기도 한다. 대중들에게 상표가 상품 전체를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그 기간이 오래되면, 그 상표는 상품의 식별력을 잃고 상표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어지게 된다. 이 경우 그 상표는 온전히 상품의 이름을 대체하는 ‘보통명사’가 된다. 지금부터는 제품 본래의 이름보다 더 유명한 브랜드를 모아서 살펴보고자 한다.


초코파이

두 개의 비스킷에 초콜릿을 입히고, 사이에 마시멜로를 넣은 과자를 우리는 ‘초코파이’라 부른다. 초코파이를 처음 만든 것은 오리온이었다. 오리온이 처음으로 초코파이를 출시한 이후 경쟁사는 저마다 같은 이름의 과자를 내놓았다. 오리온은 ‘롯데 초코파이’가 상표로 등록되자 무효 심판 청구를 했으나, 특허법원은 “초코파이라는 명칭은 이미 사회 제반에서 해당 상품과 같은 형태의 과자를 지칭하는 보통명사가 되었으므로 식별력을 잃었다”라며 상표의 등록을 막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일밴드

대일밴드는 1962년 대일화학공업이 출시한 일회용 반창고의 이름이다. 아큐브, 타이레놀로 유명한 존슨앤존스의 일회용 반창고 ‘밴드에이드’를 벤치마킹해 출시된 이 제품은 엄청난 성공을 거둬, 우리나라 반창고 판매량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대일밴드는 현재 대일화학공업이 만드는 일회용 반창고가 아니라, 저렴하게 판매되는 반창고 전반을 부르는 하나의 명사로 쓰이고 있다.


호빵

겨울이 되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먹거리인 ‘호빵’은 삼립식품에서 만든 찐빵이다. 찐빵을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하고 호빵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호빵이라는 이름의 뜻은 ‘뜨거워서 호호 불어 먹는다’, ‘온 가족이 웃으며 함께 먹는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삼립식품은 자신들이 만든 호빵이라는 명칭을 상표로 출원했지만, 보통명사가 되었다는 이유로 등록을 거절당했다.


통돌이

‘통돌이 세탁기’는 세탁기의 한 종류를 뜻하는 명사로 쓰이고 있다. 통돌이라는 이름은 사실 LG전자가 1997년에 출시한 와류형 세탁기의 브랜드명이었다. 당시의 세탁기는 대부분 세탁통을 고정시키고 세탁판만 회전시키는 방식을 취했는데, LG전자의 통돌이는 세탁통을 고정시킨다는 관념을 깨트려 세탁력을 올려 성공을 거뒀다. 지금 통돌이라는 이름은 드럼세탁기와 구분되는 고전적 세탁기를 뜻하는 명사로 활용되고 있다.


포스트잇

‘포스트잇’은 미국의 다국적 제조 기업은 3M에서 출시한 메모지의 이름이다. 일반적인 메모지와는 달리, 몇 번이고 붙였다 뗄 수 있는 접착제를 발라서 어디에나 붙일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포스트잇은 이제 접착식 메모지를 뜻하는 명사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3M은 포스트잇을 상표로 등록했기에 경쟁사들이 이를 상표명으로 활용할 수는 없으며,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포스트잇 앱을 내놓았다가 상표권 침해로 고소를 당한 바 있다.


번개탄

‘번개탄’이라는 상표명은 우리나라에서 착화탄을 뜻하는 일반명사로 활용되고 있다. 착화탄은 마른 톱밥이나 숯가루, 밀가루, 전분으로 만든 풀을 합쳐서 뭉친 숯의 일종이다. 한번 불을 넣으면 바로 타기에, 불을 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번개탄은 착화탄을 출시한 회사의 상표명이었으나, 워낙 큰 성공을 거둬서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착화탄의 보통명사로 쓰인다. 오히려 착화탄이라는 명사가 생소할 정도로 말이다.


폴라로이드

‘폴라로이드’는 사진 분야에서 대표적으로 꼽히는 상표의 보통명사화의 사례다. 폴라로이드는 폴라로이드코퍼레이션에서 만든 즉석카메라의 상품명이다. 폴라로이드가 처음으로 출시된 것은 1947년이었으며, 이 회사는 지난 2007년까지 폴라로이드 라인업의 제품을 꾸준히 생산했다. 폴라로이드 제품군이 현재 즉석카메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후지필름보다도 한참 낮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즉석카메라를 폴라로이드라 부르고 있다.


딱풀

‘딱풀’은 끈적한 점성의 액체 풀이 아니라, 깔끔하게 쓸 수 있는 고체 풀을 칭하는 단어다. 딱풀은 1984년 아모스 주식회사에서 출시한 고체 풀의 상표명이었다. 아모스 주식회사는 딱풀의 성공을 바탕으로 각종 문구류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딱풀이라는 이름은 이제 고체 풀을 뜻하는 보통명사로 쓰이고 있다. 목공용 접착제가 ‘목공용 딱풀’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할 정도다.


호치키스

여러 장의 종이에 철심을 박아 묶는 도구의 이름을 ‘호치키스’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러한 도구의 이름은 본래 스테이플러다. 호치키스는 스테이플러 제품을 제조하는 제조사 중 하나였는데, 당시 일본에서는 가장 널리 쓰이는 스테이플러가 바로 호치키스의 것이었기에 상품명 자체가 보통명사로 통용됐다. 구한말 우리나라에 호치키스의 스테이플러가 건너오면서 일본의 호칭이 같이 넘어왔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호치키스가 곧 스테이플러를 뜻하는 명칭으로 굳어지게 된다.


락스

‘락스’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을 물에 녹인 수용액이다.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살균 소독용 물질이다. 락스라는 명칭은 미국의 클로락스사가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에 붙인 명칭을 다시 줄인 것이다. 우리나라에 판매되는 락스는 클로락스와 유한양행이 합작투자해 만든 유한크로락스의 제품인 ‘유한락스’다. 락스는 엄연한 상품명이므로, 일상생활에서 쓰는 빈도가 높은 단어지만 국어사전 등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명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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