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둔화한 K웹툰...네카오, 美·日 핵심시장 ‘올인’
페잉 유저 지출액 감소세
美·日서 현지 IP 발굴 주력
국내 히트작 역수출도 활발
웹툰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올 3분기 국내 양대 웹툰 사업자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양 사업자는 수익성이 큰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에 본격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30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내달 7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상장 후부터 이어진 주가 하락으로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형성된 터라 이번 실적 발표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 주가는 6월 상장 후 최고 25.66달러(약 3만5000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11달러(약 1만5000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웹툰엔터테인먼트가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미진한 실적을 거뒀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라인망가가 일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으나 엔저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국내 시장은 페잉 유저(유료 회원)가 웹툰에 소비하는 금액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24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올해 웹툰을 유료 결제한 독자를 대상으로 월평균 지출액을 묻는 설문에서 ‘1000원~3000원 미만’이 23.0%로 가장 높았다. ‘5000원~1만원 미만’이 22.8%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동일한 조사에서 ‘5000원~1만원 미만’이 25.3%로 1위를, ‘1만~3만원 미만’이 19.8%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전반적인 페잉 유저들의 소비 여력이 줄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로 올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들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업계는 모회사 카카오가 올 3분기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며 그 원인으로 콘텐츠 자회사의 부진을 꼽았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음악(뮤직)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매출 역신장이 예상된다”며 “스토리(웹툰) 부문은 지난 분기 수준의 마케팅비를 지출하며 라인망가(네이버웹툰의 일본 플랫폼)와의 경쟁이 격렬했다”고 진단했다.
이달 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선택과 집중 기조에 따라 인도네시아·대만 서비스 종료를 안내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웹툰 시장 철수는 지난달 유럽에도 있었다. 일본 웹툰 사업을 운영하는 카카오픽코마는 최근 프랑스에서 설립한 ‘픽코마 유럽’ 현지 법인을 청산, 유럽에서 서비스하던 플랫폼 ‘픽코마’를 종료했다.
성장 둔화를 맞닥뜨린 양 사업자는 최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인 미국과 최대 만화 시장인 일본에서 성장 기회를 골몰하는 데 분주하다. 현지 인기 IP와 협업해 인지도를 높이거나 로컬 작품을 발굴하고, 국내 히트작을 역수출하는 사업 전략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나스닥 상장 후 교육 플랫폼 ‘듀오링고’, 북미 농구 리그 ‘오버타임 엘리트’, 게임사 유비소프트와 라이엇게임즈 등 현지 젊은 세대에 침투율이 높은 업체들과 협업 소식을 잇따라 알리고 있다. 현지 선호도가 높은 로컬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작가 모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지 플랫폼을 인수해 시장 내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타파스엔터테인먼트 산하의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 등 3개 플랫폼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작가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지 작가들과 IP를 개발하고, 북미 코믹 페스티벌에 참석해 플랫폼 및 작품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 본사와 IP 파이프라인을 공유하는 식으로 협업 체계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UX(사용자 경험)·UI(사용자 인터페이스) 고도화와 인공지능(AI) 기술 헬릭스를 적용,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구독 모델 도입 등을 통해 일 거래액을 늘려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국내 대형 히트작을 수출하거나 일본 제작사 및 출판사와 협력해 작품을 발굴하면서 창작자와 독자 저변을 동시에 넓히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인 라인망가는 입학용병, 작전명 순정, 재혼황후, 상남자 등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작품을 수출하는 식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카카오의 일본 웹툰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픽코마도 글로벌 각국에서 제작된 유수의 작품을 현지에 소개하는 식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거래액 1000억엔을 경신하며 현지 1위 사업자로서 입지를 다진 후 더 많은 이용자가 픽코마 플랫폼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 웹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펜데믹 후 외부 활동 증가와 숏폼 등 스낵 콘텐츠 등 즐길거리의 다양화, 경기에 따른 소비 둔화 등이 종합적으로 더해지며 성장세가 둔화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최대 콘텐츠 시장인 북미나 일본 시장에 집중해 그곳에서 독자 풀을 확대 해야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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