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껑충’ 뛰었는데…그래도 싸다?
지지부진하던 수도권 3기 신도시 주택 공급이 속도를 내면서 본청약 일정이 다가오고 있다. 가장 진도가 빠른 인천 계양을 시작으로 남양주 왕숙1·2, 하남 교산, 부천 대장 등에서 연내 착공이 잇따르는 만큼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상당 물량이 본청약 일정에 돌입할 전망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 계획은 집값 급등기였던 2018년 9월 처음 발표됐다. 당시 문재인정부가 최종 지정한 대규모 택지(330만㎡ 이상) 대상지는 경기도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이었다.
서울 도심까지 30분 안에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으로 추려졌기 때문에, 자족 기능이 중시됐던 2기 신도시나 30여년 전에 지어진 1기 신도시에 비해 지리적으로 서울에 더 가깝다. 최근 서울 집값이 급등세를 타는 중에 3기 신도시 착공 소식이 들리면서 수도권 주택 수요자 관심은 더욱 쏠리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인천 계양지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인천 계양지구 A3블록 신혼희망타운 359가구에 대해 3기 신도시 최초로 본청약을 진행했다.
2026년 12월 입주 예정인 A3블록은 행복주택 179가구, 공공분양(신혼희망타운) 359가구 등 총 538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 9월 30일~10월 1일 사전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먼저 본청약을 진행했고, 이어 10월 2~4일 사흘간 예비 신혼부부 등 본청약을 진행했다. 당첨자는 10월 16일 발표 예정이다.
방 두 개로 구성된 전용 55㎡ A타입 분양가는 4억101만원(5층 이상 기준층 기준)으로 확정됐다. 3.3㎡당 1687만원꼴인데,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3억3980만원, 3.3㎡당 1430만원) 대비 약 18% 뛰었다. 5층 이상 기준층 기준으로 살펴보면 55㎡ B타입은 4억476만원, 55㎡ C타입은 4억480만원으로 추정 분양가 대비 각각 6496만원, 6500만원 올랐다.
전용 84㎡ 분양가 5억원대 확정
계양지구 A3블록은 수도권 3기 신도시 첫 분양이었던 만큼 추후 진행될 타 지역 본청약 분양가를 가늠할 척도로 평가받는다. 마침 A3블록에 이어 바로 옆 A2블록에서도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왔는데 A3블록과 비슷한 추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계양지구 A2블록에서는 공공분양 747가구 가운데 사전청약 물량을 뺀 185가구가 시장에 풀린다. LH는 오는 10월 15일부터 이틀간 A2블록 사전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본청약 신청을 받은 뒤 10월 17일부터 특별공급, 18일 일반공급 순으로 접수받을 예정이다. 앞서 분양한 A3블록 당첨자 발표가 10월 16일인 만큼 A3블록에 낙첨하더라도 A2블록 청약 기회가 있는 셈이다.
단일 주택형인 A3과 달리 A2블록은 전용 59㎡, 74㎡, 84㎡ 등 다양한 면적으로 구성됐다. 확정 분양가는 ▲전용 59㎡ 3억6837만~4억2060만원 ▲
전용 74㎡ 4억5142만~5억1336만원 ▲전용 84㎡ 5억1336만~5억8411만원이다. 3년 전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가 전용 59㎡ 3억5628만원, 전용 74㎡ 4억3685만원, 전용 84㎡ 4억9387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대 9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그만큼 본청약 시기가 오랜 기간 지연되면서 그간의 공사비 상승분이 분양가에 반영됐기 때문. 당초 예고됐던 인천 계양 본청약 시점은 지난해 10월이었으나, 계획보다 11개월가량 지연됐다.
다만 인천 지역 중개업계에서는 A2·A3 분양가가 3년 전보다는 올랐지만 현재 인근 아파트 매매 시세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인천 계양구 동양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A2·A3블록과 가까운 곳에 있는 동양동 ‘한진해모로(478가구)’는 준공 19년 차 소규모 단지인데도 전용 59㎡가 최근 3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고 전했다.
고양 창릉·하남 교산·남양주 왕숙 등
이번 인천 계양지구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3기 신도시 본청약 물량이 풀릴 예정이다. 12월에는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부천 대장 등 총 15개 블록에서 약 1만가구가 착공한다. 당초 올봄~가을께 본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착공이 올 연말로 미뤄지면서 전체적인 일정이 늦어졌다.
일정은 미뤄졌지만 남은 3기 신도시 지역 중에는 실수요자 관심이 높을 곳이 꽤 많다.
우선 하남 교산에는 약 686만㎡ 부지에 3만3000가구가 공급된다. 내년 3월 하남 교산 A2블록(1056가구)이 본청약 일정에 돌입한다. 하남 교산은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 데다 최초 입주가 이뤄지는 2028년에 맞춰 지하철 3호선이 연장 개통할 예정인 만큼 서울 접근성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가장 많은 물량이 풀리는 곳은 남양주 왕숙이다. 남양주 용지는 왕숙지구(1029만㎡)와 왕숙2지구(239만㎡)로 나뉘어 총 6만5000가구 규모 아파트로 개발된다. 왕숙지구에서는 올해 총 7개 단지의 3912가구가 착공에 나서고 왕숙2지구에선 올해 착공 물량이 없다. 이 중 왕숙 A1블록(762가구), A3블록(650가구)이 내년 3월 본청약에 들어간다. 왕숙지구에서는 최근 착공식을 연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B노선을 기대해봄직하다.
GTX A노선이 지나는 고양 창릉(812만㎡)에선 3만5000가구, 수도권 서부 부천 대장(345만㎡)에는 1만9000가구가 각각 지어진다. 고양 창릉에선 3개 단지(2089가구), 부천 대장 4개 단지(2505가구)가 올해 착공한 후 본청약 물량을 소개할 예정이다.
관건은 분양가다. 앞서 공급된 인천 계양 사례를 보면, 본청약 시 확정 분양가는 추정 분양가보다 20%가량 오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하남 교산 A2블록의 추정 분양가는 전용면적별로 ▲46㎡ 3억5710만원 ▲55㎡ 4억2184만원 ▲59㎡ 4억5639만원이었다. 최근 분양한 인천 계양 A2·A3블록 확정 분양가가 추정 분양가보다 18%가량 오른 점을 동일하게 대입해보면 하남 교산 A2블록의 분양가는 전용면적별로 ▲46㎡ 4억2138만원 ▲55㎡ 4억9777만원 ▲59㎡ 5억3854만원 정도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의 공사비 오름폭을 감안할 때 이 단지는 3기 신도시 첫 분양 단지여서 그나마 분양가 상승폭이 18% 그쳤다”며 “앞으로 본청약에 나서는 단지는 분양가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9호 (2024.10.09~2024.10.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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