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거스타]“24년의 기다림, 오거스타는 다시 매킬로이 품으로”…마스터스 2연패 달성
16전 17기보다 짜릿한 2연패, 매킬로이의 시대 열려

“17년을 기다려 그린 재킷을 입었는데 이렇게 두 번 연속 입게 되니 왠지 보상 받은 느낌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끝난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소감이다.
매킬로이는 작년 대회에서 16전17기로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석권)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그리고 이번 우승으로 2001~2002년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24년만의 백투백에 성공했다.
매킬로이는 관례에 따라 우승 직후 오거스타 내셔널GC 클럽하우스내 챔피언 룸에서 프레드 리들리 오거스타 내셔널GC 회장과 대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잭 니클라우스, 닉 팔도, 우즈에 이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역대 네 번째 챔피언이 된 특별한 이유를 묻자 그는 “그린 재킷 하나를 얻기 위해 17년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두 번 연속으로 입게 되다니 정말 믿기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동안 이 대회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시간들이 비로소 보상받기 시작한 것 같다”며 “힘든 주말이었다. 목요일과 금요일에 몰아쳐서 성적을 만들어 놓긴 했지만, 끝까지 잘 버텨내어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매킬로이는 1~2라운드에서 12타를 줄여 2위권과 6타 차 여유있는 리드를 지켰다. 이는 마스터스 36홀 최다 타수차 신기록이었다. 당연히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무빙데이에서 2타를 잃어 공동 선두로 내려 앉아 대회 2연패 무산 위기에 놓였다. 마지막날에도 초반에 부진했으나 ‘아멘 코너’에서 만회하면서 1타 차 신승을 거둘 수 있었다.
매킬로이는 “작년과 꽤 비슷하게 느껴졌다. 작년에는 1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했는데 올해는 4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했다”라며 “6번 홀에서 보기를 하고 스코어보드를 봤을 때 성적이 9언더파까지 내려가 있었다. 그때 스스로에게 ‘14언더파까지만 만들면 우승 기회가 확실히 오겠다’고 말했다. 비록 14언더파까지는 못 갔지만 18번 홀 티박스에 섰을 때는 13언더파로도 충분했다”고 했다.
그는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결정적인 샷으로 12번 홀(파3)과 13번 홀(파5) 티샷을 꼽았다.

매킬로이는 “이번주 내내 13번 홀 티샷 때문에 고생했는데 오늘은 티샷을 잘 보내 놓은 덕분에 투온 시도를 할 수 있었다”며 “12번 홀 버디에 이어 13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이번 우승 순간에는 부모님을 비롯해 아내, 딸 등 온가족이 함께 했다.
매킬로이는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어머니는 내가 우승한 메이저 대회에 오신 게 이번이 두 번째다. 2014년 로열 호이레이크에서 열린 디 오픈 때 처음 오셨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부모님 마음 한편으로는 ‘작년에 우리가 안 와서 로리가 우승했나 보다’라고 생각해서 올해도 오지 않으려 하셨던 것 같다”라며 “하지만 오늘 이 순간을 함께 경험하실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오늘 밤 우리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고 했다.
매킬로이는 우승 직후 18번 홀 그린을 빠져 나오면서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 게리와 어머니, 딸 포피와 아내 에리카 스톨과 차례로 포옹을 나누었다.
그는 경기 중에 스코어 보드를 수시로 확인했음을 밝혔다.
매킬로이는 “초반에 타수를 잃으면서 그래야만 될 것 같았다. 내가 어디쯤 있는지 알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6번 홀이 끝나고 나서 ‘오늘 타수만 이븐 파로 돌려놓자’고 생각했는데, 7번과 8번 홀 버디로 그렇게 됐다. 후반 라운드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하루 종일 스코어를 주시하고 있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작년 대회에서 마지막날 66타를 쳐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저스틴 로즈(영국)에게 혼쭐이 났다. 그러나 올해 대회에는 작년 로즈같은 선수가 없었다.
매킬로이는 “작년 로즈같은 무서운 기세는 없었다. 제 플레이가 좋기도 했고, 다행히 올해는 다른 선수들의 압박이 작년만큼은 거세지 않았다”고 했다.
대회 중계 방송사인 CBS는 매킬로이의 고향에 있는 할리우드 골프 클럽을 연결해 이원생중계했다. 현지 시간 자정임에도 매킬로이의 우승이 확정되자 고향팬들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매킬로이는 “모든 응원에 감사드린다. 나는 꿈을 가진 어린아이였을 뿐이다. 가족, 친구들, 그리고 고향 분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어떤 이들은 제 꿈이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고향의 엄청난 응원이 저를 지탱해 주었다. 지속적인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전년도 챔피언이 그린 재킷을 입혀주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올해 대회가 매킬로이의 2년 연속 우승으로 막을 내렸기 때문에 관례에 따라 리들리 회장이 그린 재킷을 입혀 주었다.
2002년 우즈가 마스터스 2연패를 달성했을 때는 당시 회장이었던 후티 존슨, 1990년 팔도가 2연속 우승을 차지했을 때는 당시 호드 하딘 회장이 입혀주었다. 하지만 그 이전인 1966년 니클라우스는 재킷을 스스로 입었다.
오거스타(미 조지아주)=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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