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조 한일전 승부수 ‘패키지 딜’...현대重 “군함·상선·MRO 싹 묶는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2024. 10. 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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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앵커> 10조 원 규모의 호주 호위함 수주전이 한국과 일본의 2파전으로 굳어졌습니다.

전 세계 1등 조선사 타이틀의 HD현대중공업은 군함에 상선과 MRO(유지·보수·장비)를 묶는 패키지 딜이라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를 배창학 기자가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군함이 건조되고 있는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의 특수선 도크입니다.

도크에서는 수상함 2척과 잠수함 1척 등 총 3척의 배를 만들 수 있는데, 전부 꽉 차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는 내수에서 수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1조 원대 연 매출을 2030년대 5조 원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수출 함정의 마진율은 10%대로 2%에 못 미치는 내수에 다섯 배가 넘을 만큼 돈이 되는 사업으로 분류됩니다.

[제 뒤에 있는 도크에서는 필리핀 해군에 인도될 초계함이 건조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작은 크기의 함정만 수출되고 있는데, 2030년대 들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완전 국산화되면 정조대왕급 구축함처럼 큰 크기의 함정이 수출될 수 있습니다. 수출 사업 비중이 내수를 역전하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특수선사업부는 권역별로 거점을 구축하는 ‘환태평양 벨트화’ 구현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의 물꼬를 틀 방침입니다.

사업부는 필리핀, 페루에 이어 호주,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군함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급선무는 111억 호주달러, 우리 돈 10조 원 규모의 호주 호위함 사업(SEA 5000)입니다.

호주 사업은 우리나라(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와 일본(미쓰비시중공업), 스페인(나반티아), 독일(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 등이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데, 사실상 한일전 2파전으로 좁혀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수주 당락을 좌우할 키는 현지 건조입니다.

호주 측은 차기 호위함 11척을 구매하는데, 3척은 수주국에서, 8척은 현지에서 건조하기로 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지 조선소 인수 대신 현지 기업과의 합작사 설립 등에 무게를 두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며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 서호주 지역 조선소에서 기술을 이전하고, 고용을 창출하고,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호주의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HD현대중공업은 경쟁국인 일본이 호주에 같은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의 대중국견제 협의체) 회원국이라는 점을 부각해 세일즈 중이라며 견제를 위해 ‘패키지 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군함에 더해 기술 경쟁력이 검증된 상선, MRO(유지·보수·정비)를 묶는 패키지 딜 형태로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자체 연구개발한 2300톤(t)급 중·소형 잠수함(HDS-2300)으로 폴란드와 사우디아라비아 잠수함 시장의 문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국내 최초로 세계 선급들로부터 잠수함 설계 안전 기준 기본 승인(AIP)을 획득하고, 본격적으로 영업 중입니다.

최근 폴란드 군과 '프로모션 데이'를 개최한 데 이어 사우디를 대상으로 홍보 행사를 열 예정입니다.

미래 먹거리로 삼은 MRO의 경우 올해 가용한 도크가 없어 미국 해군이 발주한 사업에 입찰하지 못했지만 내년도 비전투함부터 전투함까지 사업 추진을 본격화한다는 설명입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속적인 일감 확보를 위해 미 측에 해마다 1년 치 물량 통째로 계약을 맺자고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HD현대중공업에서 상선과 특수선 사업 비중은 과거 9대 1수준에 불과했지만, 전 세계로 눈을 돌리면서 격차가 좁혀져 현재 2030년대 5대 5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 2024년 HD현대중공업 특수사업부는 매출은 1조 원 이상, 영업익은 사업부가 생긴 이래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에서 상선뿐만 아니라 특수선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경제TV 배창학입니다.
배창학 기자 baechangha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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