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구 동양생명 대표 임기 만료…연장이냐 교체냐 '촉각'

조회 542025. 2. 28. 수정
이문구 동양생명 대표와 서울 종로구 사옥 전경 /사진 제공=동양생명

동양생명이 우리금융그룹의 보험 계열사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임기 종료한 이문구 대표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28일부로 임기가 끝난 이 대표가 자리를 유지하면서 향후 우리금융 소속이 될 지, 새 인물이 발탁될 지  주목된다.

동양생명의 '임원의 선임' 지배구조 공시 안내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작년 2월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동양생명의 정관에는 임기를 '취임 후 임기 내 최종 결산기의 정기주주총회가 종결될 때까지'라고 규정하고 있다. 동양생명 측은 "아직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다음달 열릴 주주총회 전까지는 (대표의 임기를 연장할지, 새 인물을 발탁할 지에 대한) 이슈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 지난해 8월 이후 동양생명 '지배구조 공시 안내'에는 이 대표의 임기와 관련해 추가로 공시된 내용은 전무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2월 저우궈단 전 대표가 자진 사임하며 6년 만에 한국인 대표로 부임했다. 그러나 보장받은 임기는 단 1년에 불과해 임기 초부터 '대표 대행'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있었다.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 출국 금지를 받은 저우 전 대표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 대표의 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업계의 시선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나 올해 은행, 보험 등 금융사들은 대표나 임원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임추위 등을 열고 후보자를 내정해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는 일반적인 절차를 거쳤다. 27일에도 현대해상에서 조용일·이성재 공동대표가 사임함에 따라 주총을 열고 이석현 CPC전략부문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동양생명에서는 이런 소식조차 들리지 않고 있다.

동양생명 지배구조에 이상기류가 흐른다는 것은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시점인 지난해 8월 전후로 분서된다. 당시 임원 임기 보장 기간에서 차이를 보였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8월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이정훈 커뮤니케이션담당(이사대우)과 김정겸 HR담당(이사대우)의 연임 기간을 각각 1년씩 보장했다. 그러나 사장으로 승진한 이 대표의 경우 이날까지로 날짜를 지정했다.

이후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도 시작일과 무관하게 임기를 3월31일로 못박았다. 여기서 유일하게 임기를 이전처럼 1년 이상을 보장받은 임원은 안준영 GA영업1본부장(상무보) 뿐이었다.

올해 들어 임기가 연장된 박판용 FC영업본부장과 김현전 CIO(정보기술 최고 책임자, 부사장) 역시 3개월도 채 안되는 기간만 보장받았다. 이를 두고 업계는 우리금융에 매각될 것에 대비해 원활한 조직개편을 추진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임원 임기보장 기간은 우리금융이 SPA를 체결한 시점부터 다른 모습을 보였다"며 "최소 1년은 보장했던 이전과 달리 3월 말까지로 고정한 것은 대규모 조직개편에 대한 예고"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는 우리금융에 매각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금융이 부당대출 사건 등 사법 리스크가 커지며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합병 절차가 답보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대표 선임 건 등 조직개편의 시계를 인수 이후로 구상한 동양·ABL생명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또 다른 피인수 기업인 ABL생명 역시 시예저치앙 대표가 다음달이면 임기 만료를 맞는다. ABL생명 역시 동양생명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9월 이후 임원 임기 연장을 3월 말까지로 못박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인수가 늦어지면, 이 시기에 맞춰 임원 임기를 추가 연장하는 방향도 고려 대상일 것"이라며 "날짜가 다 달랐던 임원 인사를 일괄 시행할 수 있어 동양·ABL생명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 대표는 1992년 동양생명에 입사한 이후 30년 넘는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임추위에서도 조직의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독 인색한 임기 보장 에 관한 통념 때문에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에 흡수되면 새로운 인물로 대체될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인사는 발표날 때까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이 대표 연임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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