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비아‧캐즘' 뒤엎은 전기차 3총사, 공통점은 가성비? LG엔솔 배터리?

박영국 2024. 9.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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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3, 8월 4002대 팔리며 국내 전기차 1위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첫 달 판매 1439대로 성공적 데뷔
폭스바겐 ID.4, 할인 힘입어 전월 대비 56% 증가한 911대 판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아 EV3,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폭스바겐 ID.4. ⓒ각사

국내 전기차 시장을 덮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지하주차장 화재 사태로 인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로 인해 장기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잘 팔리는 전기차들이 있다. ‘좋은 물건이 가격까지 저렴하면 잘 팔린다’는 진리를 충실히 반영한 모델들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소형 전기 SUV EV3는 8월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로 등극했다. 출시 첫 달인 7월 1975대에 이어, 계약물량 인도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8월에는 4002대가 판매됐다.

이는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브랜드를 통틀어 전기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모델Y(1215대)와 모델3(921대) 등을 합한 테슬라 8월 전체 판매량(2208대)보다 많다.

EV3. ⓒ기아

EV3는 유려한 디자인과 전기차에 특화해 개발된 E-GMP 플랫폼, 최대 501km에 달하는 1회 충전 주행거리, 보조금 최대 적용시 3000만원대 초반에 구매 가능한 가격 등으로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폼’과 ‘성능’과 ‘가격’ 모두 잡은 모델로, 출시되면 같은 가격대 전기차 수요를 싹쓸이 할 것이라는 예상에 부합하는 성적을 올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서 EV3의 자리를 위협할 전기차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 ⓒ현대자동차

판매량은 EV3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현대자동차의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도 출시 첫 달 의미 있는 실적을 올렸다. 8월 판매량은 1439대로 국내 전기차 판매 2위를 차지했다. 물량 공급이 본격화되는 9월부터는 이보다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EV3보다 차체가 작지만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시작 가격이 2990만원으로, 보조금 적용시 2000만원대 초반에 구매가 가능하다.

경차 캐스퍼를 기반으로 했지만 전장과 축거(휠베이스)를 늘려 실내공간을 넓히고 도심 출퇴근용으로 충분한 315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갖춰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픽셀 그래픽을 적용한 다부진 디자인 역시 선호도가 높다.

폭스바겐 ID.4.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8월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는 폭스바겐 ID.4가 91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수입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는 테슬라 모델Y, 모델3에 이어 3위였지만, 이들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 2종은 원래 잘 팔렸었고, ID.4는 이변으로 불릴 정도로 실적이 급등했다. 7월 355대에서 무려 156.6%나 급등한 판매량이다.

폭스바겐의 주력 전기차인 ID.4의 경쟁력은 워낙 뛰어났다. 넉넉한 실내공간을 제공하는 준중형 SUV의 차체에, 폭스바겐의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된 우수한 주행감성, 고급스런 디자인, 수입차 프리미엄까지. 다만, 비싸서 못 살 뿐이었다.

ID.4의 국내 정식 판매가격은 트림별로 5490만~5990만원이다. 국산 준중형 SUV 아이오닉 5나 EV6에 비해 시작 가격이 600~800만원 높다.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 힘든 가격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의 할인 프로모션으로 가격 장벽이 깨졌다. 8월 ID.4에 1386만원에 달하는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동급 국산 전기차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보조금 적용 가격이 3000만원대 후반까지 내려가며 단번에 가성비 차량으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우수한 상품성을 갖췄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을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 ID.4의 성공 요인으로 꼽고 있다. 전기차 캐즘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가격 장벽이었던 만큼 결국 가격 경쟁력이 캐즘을 돌파할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셀투팩(CTP)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국산 배터리를 장착했다는 점도 이들 세 차종이 공통적으로 가진 경쟁력으로 꼽힌다. 8월 초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벤츠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하며 국내 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지만, 한국산 배터리 장착 차량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했다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세 차종 모두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합작법인인 HLI그린파워가 생산한 배터리를 사용하며, ID.4도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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