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 정근식 서울교육감 "서울 교육, '교육선진국' 모범 사례로"(종합)
학습 부진·경계선 지능 학생 지원 의지
AI 디지털 교과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학습진단치유센터, 양극화지수 개발 착수
서울 교육의 새 수장으로 임명된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은 "서울교육이 '교육 선진국'의 모범 사례가 돼야 한다"며 교육감과 정권이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교육적 지향점과 목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 교육감은 17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저는 지난 10년 혁신 교육이 근대교육 100년의 적폐를 씻어내는 공교육 정상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혁신 교육의 성과를 잇되,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다. 공교육 정상화 기반 위에서 세계로 열린 서울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서울시선관위에서 당선증을 교부받은 정 교육감은 현충원 참배 후 2시부터 취임식을 가졌다.
취임사를 통해 정 교육감은 가장 먼저 "여러분들이 서울교육을 위해 주신 진심 어린 조언을 마음속 깊이 새겨 좋은 정책 수립을 위해 노력하며 서울교육의 미래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정 교육감은 줄곧 강조해 온 학습 부진·경계선 지능 학생 지원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교육 양극화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실현하겠다.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학생을 지원해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해 나가겠다"며 "대학, 지역사회, 전문기관 등과 연계하여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역사 교육’과 관련한 입장도 드러냈다. 정 교육감은 "사실에 기반한 역사 교육으로 역사 왜곡, 친일 교육 등과 같은 퇴행적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교육감은 "딥페이크 불법합성물과 같이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겠다"며 "디지털 성범죄, 학교폭력, 교권 침해 등과 관련해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사안이 발생한 경우 공정한 절차에 따라 섬세한 사안 처리와 사후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교원과 교육공무원 간 갈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정 교육감은 "교육공동체의 갈등 해소와 마음 건강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갈등 해결을 위한 법 제도적 정비 노력을 통해 갈등을 새로운 서울교육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교육 예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계속해 질 높은 학교 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방교육재정을 지켜내겠다"고 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정 교육감은 "정근식 표 서울교육을 준비했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희망의 서울교육'을 통해 교육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에게 공정하고 균등하게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안심하는 서울교육'으로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교육할 환경, 교권을 보호할 장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행동하는 서울교육'을 내걸고 현장에 직접 찾아가서 다양한 목소리를 듣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강남구 휘문고등학교의 '자사고(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처분 취소' 관련 상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선 "자사고나 특목고 등 학교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끌어낼지는 교육청 전문가들과 신중하게 상의하면서 생각을 가다듬어야 할 문제"라면서도, 진보교육감들이 관심을 가졌던 특수학교와 혁신학교 이외의 학교들도 특성에 맞게 살려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희연 전 교육감 체제에서 반대했던 학생인권조례 폐지 문제에 대해선 "학생인권조례로 교권이 저하됐다는 주장엔 근거가 없다"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학생인권조례와 학교인권법 등에 대해 긴밀하게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해서는 "교육 효과가 있는지 시범 도입을 해보면 좋을 텐데 고민이 많다"며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신중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정 교육감은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1호 결재’ 안건인 학습진단치유센터 추진 계획을 최대한 빨리 실행하겠다"며 "양극화 지수 개발에도 곧바로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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