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고 끝난 한동훈 "독대자리 다시 잡아달라"

김경년 2024. 9. 2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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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지만 결국 역시나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저녁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대통령실에 불러 만찬을 같이 했으나 별 성과 없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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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체코순방과 원전 이야기만... 대통령과 만찬 성과 없자 고위관계자에게 재요청

[김경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혹시나 했지만 결국 역시나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저녁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대통령실에 불러 만찬을 같이 했으나 별 성과 없이 끝났다.

위기에 봉착한 의료개혁이나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관련 각종 의혹 등 어려운 현안을 풀 수 있는 돌파구가 될지 기대했으나, 한 대표는 윤 대통령 앞에서 긴박한 현안에 대해 얘기도 꺼내지 못한 것이다.

회담 전 한 대표 측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독대를 요청했으나 대통령실에 의해 거부된 터라 애초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 소고기, 돼지고기 준비"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이날 만찬은 국민의힘 전당대회후 두 달 만으로, 윤 대통령이 구성이 완료된 당 지도부를 초청해 격려하고 화합을 다지는 상견례 자리였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오미자차로 다 같이 건배하며 만찬을 시작했다. 술을 마시지 않는 한 대표를 고려해 술 대신 오미자차를 준비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며 메뉴를 직접 소개하는 등 배려성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이에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아이스 라테를 주문하자 "대통령님 감기 기운 있으신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었고, 대통령은 "뜨거운 것보다는 차가운 음료를 좋아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식사를 하면서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등을 주제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체코 순방 성과를 설명하며 "세계적으로 원전시장이 엄청 커지면서 체코가 우리와 함께 하고 싶어한다"며 "2기에 24조원을 덤핑이라고 비판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억울해 했다.

윤 대통령이 "AI, 반도체 등으로 전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대안이 원전밖에 없다"고 하자 인요한 최고위원은 "지난 정부 때 망가진 원전 생태계가 회복 안 될 줄 알았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은 "우리 기업도 함께 참여하는 현지화를 통해 상대국의 원전 생태계와도 협력해야 한다"며 원전 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오늘의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반 동안 진행됐고, 만찬 후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분수공원에서 다 같이 '국민을 위하여!'라는 구호와 함께 박수를 치며 사진 촬영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 체코 순방과 원전 이야기만... 한동훈 재차 독대 요청

그러나 당초 예상대로 윤 대통령은 시종 체코 순방과 원전 산업의 중요성으로 이야기의 주제를 계속 이어갔고 의료개혁이나 김건희 여사같은 현안을 이야기 할 기회는 없었다는 후문이다.

애초에 30명 가까운 인원이 참가하는 단체식사에서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대표가 결국 만찬이 끝날 무렵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게 "대통령님과 현안을 논의할 자리를 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복수의 참석자의 증언을 토대로 보도했다. 재차 독대를 요청한 것이다.

한 대표는 독대 재요청 사실을 외부에 알리겠다는 의사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한다. 요청 사실이 사전에 알려져 또다시 괜한 오해를 부를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사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고위 관계자는 한 대표에게 즉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만찬에는 한동훈 당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김종혁·진종오 최고위원,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곽규택·한지아 수석대변인, 정희용 원내대표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 14명이 참석했으며,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을 포함해 수석급 이상 참모진 12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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