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아침저녁 가을바람 부는 요즘, 더위가 한풀 꺾인 건 좋지만 피부 건강엔 빨간 불이 반짝이는 중.
봄가을 환절기 중에서도 습도가 내내 높았다가 떨어질 때 피부가 빨리 적응을 못해 쉽게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후 변화로 평균 기온은 오르지만 상대 습도는 낮아지는 건조화가 전 지구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제일 대중적인 대책이 보습제인데, 사실 피지 넘치는 피부를 보송하게 하는 제품(Mattifier)을 제외하면 어떤 크림, 에센스, 로션, 오일이든 어느 정도 보습력은 있다.
하지만 특별히 피부 장벽 강화를 내세운 제품들은 장벽 구성 성분을 배합했거나, 유효 성분을 피부 속까지 잘 전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혹은 수분 부족 지성 등 특정 피부 상태에 맞게 휴멕턴트(Humectant, 수분을 끌어당겨 유지하는 물질)와 에몰리언트(Emollient, 막을 형성해 수분 증발을 막는 물질)를 적정 비율로 조합하는 등 주기능이 보습이다.
그런데 제품 광고 문구에 피부 10층, 심지어 30층까지 보습 성분이 침투한다는 이야긴 뭘까? 우선 각질층은 피부 제일 바깥 각질층의 세포 층수를 말한다. 즉 죽은 피부 세포가 비늘처럼 20여 층 쌓인, 세균·유해 물질·물리적 자극을 막는 최전선이다. 수분을 20%정도로 유지할 때 온전히 기능해 ‘피부 장벽이 튼튼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각질 세포들이 들뜨거나 너무 빨리 탈락하지 않으려면 그 사이사이를 접착제처럼 메우는 각질세포간지질이 충분해야 한다. 그 주성분이 최근 ‘ 세콜지’란 별명으로 불리는 세라마이드·콜레스테롤·유리지방산이라는 보습제로 보충하는 것이다.
*이하 수분도, 유분도는 실제 각 제품의 조성이 아니고, 주성분과 기능 등을 종합한 개념상 비율을 말한다.
수분도 & 유분도 5
보통 ‘크림’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 질감이다.
끈적거리거나 두껍게 발리는 보습제를 좋아하지 않는 중성과 복합성 피부 또는 심하지 않은 지성 피부에 알맞다. 환절기 맞아 조금 더 보습에 신경 쓰고 싶을 때 시도해 볼 유형이다.
유분도 7
피지 분비가 부족한 건성 피부라면 주목.
환절기가 되면서 건조로 인한 땅김과 가려움이 더 심해졌을 때 사용하기 좋다. 건성 피부는 아니지만 피부과 시술, 화장품 부작용 같은 외부 요인 때문에 일시적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됐을 때 쓰는 유분이 풍부한 크림들.
수분도 7
환절기에도 피지가 넘치고 모공도 확대된 전형적인 지성 피부.
건조한 계절엔 수분 부족 지성처럼 변해 피부 결은 푸석푸석하고 유분만 겉돌 때, 피부 깊숙이 수분을 집중 공급해 유∙수분 밸런스를 맞추는 게 좋다.
유분도 10
한여름에도 세안 후, 냉방 중 실내에선 땅김, 가려움을 느끼고 잔주름이 쉽게 생겨 환절기부터 겨울이 두려운 악건성, 노화 피부.
외부 요인으로 피부 장벽이 파괴돼 피부염으로 번지기 직전인 상태에 추천하는 대부분 유분으로 구성된 크림. 하지만 잘 흐르는 오일도 있는 만큼 유분 함량이 많다고 꼭 되직한 밤 제형에 가까운 건 아니다.
수분도 10
사시사철 피지가 과하게 분비돼 피부가 번들거리고 건조한 계절엔 과각질과 모공이 두드러져 보이는 악지성 피부가 써야 할 진정한 ‘수분’ 크림들.
겉보기엔 되직해도 디메티콘, 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 같은 실리콘 계열 또는 글리세린, 부틸렌글라이콜처럼, 식물 유래 유분이 아닌 보습 성분들이 주성분인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