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4세 경영] ① 허서홍·허치홍 투톱체제, 라이벌일까 파트너일까

조회 932025. 2. 25.

오너 4세 경영 체제를 맞이한 GS리테일을 전망합니다.

허서홍 GS리테일 부사장이 지난핸 11월 리테일로 이동한 지 1년 만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사진 제공=GS리테일

GS가 오너4세이자 6촌형제인 허서홍 GS리테일 대표(부사장)와 허치홍 GS리테일 MD본부장(전무)은 지난 2023년 말부터 한지붕 아래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이 때문에 둘 사이에는 라이벌과 파트너라는 수식어가 동시에 따라붙는다. 허 부사장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GS에서 리테일로 이동한 지 1년 만인 지난해 말 대표이사에 전격 발탁되며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서도 유통 업황의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이들을 협력 관계로 여기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25일 GS리테일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1월 실시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수장에 오른 허 부사장 체제에서 내실 중심의 경영에 나서고 있다. 플랫폼BU(비즈니스유닛) 산하 MD본부를 이끄는 허 전무는 허 부사장의 수익성 전략에 맞춰 MD 통합을 통한 원가절감 및 상품개발 등에 힘쓰고 있다.

1977년생인 허 부사장과 1983년생인 허 전무는 6촌지간이다. 허 부사장은 고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손자이고, 허 전무는 허 창업주의 3남인 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손자다. 허 부사장은 서울대에서 서양사학을 전공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 학위를 취득했으며, 허 전무는 보스턴대 관광학과를 졸업한 뒤 중국 칭화대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형제가 학업을 마치고 GS그룹에 합류한 시기는 각각 2006년(허서홍)과 2009년(허치홍)이다. 허 부사장이 입사 선배지만, GS리테일 경력으로만 따지면 허 전무가 한 수 위다. 2016년부터 재직한 허 전무는 그간 미래전략팀과 제휴투자팀, 신사업추진실, 편의점사업부 등을 두루 거치며 유통 전문성을 쌓았다. 반면 2023년 말 적을 옮긴 허 부사장의 근속연수는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이전까지는 GS에너지와 ㈜GS에서 경영기획, 신사업 투자 등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가로서 역량을 다졌다.

지난 2023년 11월 현재 직급으로 승진한 허치홍 GS리테일 전무는 허서홍 부사장과 합을 맞추고 있다. /사진 제공=GS리테일

GS리테일 내에서 이른바 ‘뉴페이스’ 허 부사장과 ‘올드보이’ 허 전무 간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9년간 회사를 이끈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부회장)의 용퇴가 기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허 전무는 앞서 허 부회장과 오랜 기간 함께 일하며 '허연수 키즈'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경영 일선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정작 허연수 부회장의 후임자로 낙점된 것은 허 부사장이었다. 허 부회장은 2015년부터 GS리테일을 맡아온 오너3세 경영인으로 허 부사장, 허 전무와는 5촌지간이다.

다만 현 경영진 체제를 오너4세 간 라이벌 구도로 인식하기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 관계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어느 때보다 업황 악화와 GS리테일의 부진이 맞물려 있는 상황인 만큼 본업 살리기에 총력을 쏟아도 모자란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GS리테일은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7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6% 감소했다. 연간으로 넓혀도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1% 하락한 2391억원에 그쳤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허 전무 입장에서는 밀려난 것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두 사람이 승계를 두고 경쟁의식을 가질 때가 아니다“라며 “내부 직급체계도 있고 나이 차도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자의 전문성을 결합해 위기를 돌파하는 보기 좋은 상황을 연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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