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수험생의 증언 "논술문제 다른 수험생에 전송했다더라"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 시험일이었던 지난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연세대학교 수시 모집 논술에서 문제지가 1시간 일찍 배부된 고사장에 있던 수험생이 다른 고사장에 있는 수험생에게 미리 본 문제를 문자메시지로 전송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집단소송을 추진 중인 20대 수험생 A씨는 다른 수험생이 했다는 이런 내용의 증언을 전했다.

수험생 A씨에 따르면 지난 12일 시험지를 일찍 배포했다가 회수한 고사장에 있던 한 수험생은 A씨에게 "다른 고사장에 있던 수험생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문제 3개에 관한 정보를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유출된 문제는 단답형 2개와 주관식 1개이며 시험 시작 30분 전인 오후 1시 27분경 다른 수험생에게 전달됐다"고 A씨는 밝혔다.

이번 논술시험은 단답형 4개, 서술형 2개 등 총 6개 문제로 구성됐기 때문에 시험 문제 절반가량이 다른 수험생에게 미리 전달된 셈이다.

문제를 전달한 수험생은 시험지를 미리 받은 뒤 시험 시간을 착각한 것을 인지한 감독관이 회수하기 전 휴대전화를 사용해 문제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이 수험생의 증언은 전자기기 사용은 불가능했다는 연세대의 주장과 배치된다. 그간 연세대는 "문제지는 연습지로 가려진 상태여서 볼 수 없었다", "전자기기는 전원을 꺼 가방에 넣도록 했다"고 설명해왔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언이 나온 셈이다.

연세대는 지난 15일 입장문에서도 "시험 시작 전 촬영된 문제지가 유출돼 입시의 공정성을 침해한 객관적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재시험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수험생들은 "논술시험의 공정성이 훼손된 것은 사실이며 재시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중으로 집단소송 참여 인원을 확정하고 다음 주에는 논술시험 무효 소송과 시험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다.

집단소송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수험생과 학부모는 17일 오후 기준으로 100여명에 달한다. 다만 소송 금액을 우려한 일부가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