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자랑에서 재앙으로… 의료서비스 NHS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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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자랑이던 NHS(국민보건서비스)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NYT는 영국의 새 노동당 정부는 경제와 공공서비스를 회복하는 무거운 과제도 안고 있다며 스타머 총리의 NHS 개혁 의지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의료시스템이 회복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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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자랑이던 NHS(국민보건서비스)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 노동당 정부를 이끄는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는 보수당 정부가 NHS를 망가트렸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NHS 재창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보수당이 주도하는 영국 정부가 엄격한 긴축 프로그램에 착수한 2010년대에 NHS에 대한 투자 축소가 지속된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이던 영국 의료서비스가 다른 국가에 뒤처지게 됐다는 내용의 NHS 진단 보고서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이 보고서는 스타머 총리의 의뢰로 외과의사이자 하원의원인 아라 다지가 작성한 것이다. 다지의 보고서는 보수당 정부의 10여년에 걸친 NHS에 대한 투자 축소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와 맞물려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대 10년 내내 NHS에 대한 정부 지출 증가율은 이전 수십 년 동안 평균인 3.4%에 훨씬 못 미치는 1%로 제한됐다. 응급실 대기 인원은 2009년 4월의 평일 저녁 평균이 40명 미만이었으나, 올해 4월에는 100명 이상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응급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매년 1만4000명이 추가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도 암 환자의 경우, 다른 유럽 국가보다 영국에서 사망률이 상당히 높게 나왔다. 정신건강 환자로 진단받는 인원이나 병원의 MRI 스캐너 수도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해 훨씬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12년 보수당 정부에서 시행된 NHS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의료서비스 역량이 저하되고, 일선 직원들의 신뢰와 선의가 상실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NHS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득이나 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노동당 정부에 의해 1948년 설립됐다. 치과 치료나 처방약 같은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는 무료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NHS는 영국인들에게 종교와 가깝다”고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09년 정점을 찍었던 영국의 의료서비스 만족도는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NHS에 대한 영국인들의 불만은 지난 7월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에게 승리를 안겨주며 14년 만의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논평을 내고 NHS의 실패를 “용서할 수 없다”며 의료서비스를 “개혁하지 않으면 죽는다(reform or die)”고 말했다. 또 “사람들은 화를 낼 권리가 있다”며 “NHS의 실패는 우리 모두의 삶과 죽음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덧붙였다.
스타머 총리는 다음날 연설에서는 “1948년 NHS 설립 이후 가장 큰 규모의 NHS 재창조에 해당하는 10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NHS를 디지털화하고, 병원에 과도하게 집중된 의료 서비스를 분산시키고, 예방의료에 집중 투자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NYT는 영국의 새 노동당 정부는 경제와 공공서비스를 회복하는 무거운 과제도 안고 있다며 스타머 총리의 NHS 개혁 의지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의료시스템이 회복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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