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희 "US여자오픈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최근 13개월 동안 3승 수확 조용한 강자
별명 노틸리티, 티샷 정확성 발군 우승 동력
10년 연속 시드 유지 K10 클럽 가입 목표
소리 없이 강하다. 1997년 대우자동차의 중형 세단 '레간자' 광고 카피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도 소리 없는 강자가 있다. 바로 6년 차 프로 노승희다.
지난주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이다연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최근 13개월 동안 3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9월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그는 26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도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며 "후반기에는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2승을 더 추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승희의 아마추어 시절은 화려하지 않았다. 주니어 시절 국가대표나 상비군 경험도 없었다. 2019년 KLPGA 드림(2부) 투어 상금랭킹 3위에 올라 이듬해 정규 투어에 데뷔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우승 없이 시드만 겨우 유지하는 평범한 선수였다.
그는 "정규 투어에 올라왔을 때 제가 좋아하던 선배들과 함께 경쟁한다는 사실이 신기했다"며 "데뷔 초반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한국여자오픈 우승은 그를 전국구 스타로 만들었다. 대회 내내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둔 건 2006년 신지애 이후 18년 만이다. 또 2015년 박성현 이후 9년 만에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였다"며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노승희는 장타자는 아니다. 올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26.53야드로 전체 98위다. 1위인 이동은(260.03야드)과는 33.5야드 차이가 난다. 따라서 두 클럽 길게 잡는 경우가 많다. 반면 페어웨이 안착률은 79.56%로 전체 3위. 정확한 티샷과 정밀한 아이언 샷으로 꾸준히 버디 찬스를 만든다. "거리가 멀리 나가지 않기 때문에 페어웨이에 공을 떨어뜨리려 더 집중하고 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아지면서 핀 공략도 예전보다 수월해졌다."
더헤븐 마스터즈를 앞두고는 맞춤형 레슨도 받았다. 2022시즌 종료 후 인연을 맺은 김국환 코치가 대회장인 더헤븐 컨트리클럽을 방문해 샷을 점검해줬다. "공식 연습라운드 때 프로님이 오셔서 샷을 점검했다. 대회 기간 악천후가 예보돼 파온이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그린 주변 연습을 많이 했다. 그린을 놓치더라도 쉽게 어프로치를 할 수 있는 지점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노승희의 별명은 '노틸리티'. 유틸리티 클럽을 좋아하고 잘 다뤄서 붙은 애칭이다. 장타자가 아닌 만큼 클럽 구성도 독특하다. 아이언은 피칭 웨지부터 6번까지만 사용하며, 유틸리티 2개와 우드 1개를 주로 들고 다닌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클럽 구성을 살짝 바꿨다. 아이언 5개, 유틸리티 1개, 우드 2개 조합으로 변경했다. 그는 "롱 아이언은 탄도가 잘 안 나와 그린에 세우기가 어렵다"며 "5번 우드는 탄도도 좋고 공도 잘 멈춰줘서 더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에는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 힐스 골프코스'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 출전하며 한 단계 성장했다.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나선 첫 해외 메이저 무대였다. 그는 "해외 대회는 처음이었고, 미국에 가본 것도 처음이었다"며 "코스 세팅 자체가 한국과는 전혀 달랐다.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잔디의 밀도도 타이트했고, 페어웨이도 딱딱한 느낌을 받았다. 임팩트 때 정확하게 클럽이 들어가야 탄도와 거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미국 대회에 다녀온 뒤 아이언 콘택트 능력이 좋아졌다.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우승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노승희의 가장 큰 무기는 꾸준함이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는 질문에 그는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선 KLPGA 'K10 클럽' 가입을 꼽았다. "10년 동안 시드를 유지하고 투어에서 뛴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올해까지 6년째 정규 투어에서 뛰고 있다. 4년 더 열심히 노력해보겠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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