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올라도 잠잠한 PCE…집계차이가 금리인하 시점도 가른다
올해 들어 전년 대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 중반까지 확대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참고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여전히 낮아 올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대표 물가지표인 CPI와 PCE의 차이가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PCE는 2%대인데, CPI 3%대
28일 미국 노통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CPI는 1년 전과 비교해 3.5% 오르며,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해 1월 3.1%까지 떨어졌던 CPI 상승률이 다시 3% 중반까지 치솟자,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크게 후퇴했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같은 기간 PCE 상승률도 2.4→2.7%로 올라갔다. 하지만 Fed가 목표로 하는 2% 상승률에 여전히 근접하게 유지하면서, CPI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실제 3월 CPI와 PCE의 격차는 0.8%포인트까지 벌어지며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다.
과거 평균보다 CPI·PCE 격차 2~3배
CPI와 PCE는 모두 미국 물가를 나타내는 지표여서 보통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둘의 격차가 과거보다 더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물가 상승률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22년 6월에는 CPI와 PCE의 격차가 2.3%포인트까지 확대됐었다.

이후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두 지표의 차이도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격차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CPI와 PCE의 격차가 지난 3월 기준 1%포인트로 전체 물가에서 두 지표 격차(0.8%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CPI와 PCE의 격차는 코로나19 이전인 2000~2019년의 평균 0.34%포인트(근원 기준 0.28%포인트)와 비교해 2~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고 짚었다.
높은 주거비 비중에 CPI도 고공 행진
CPI와 PCE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은 두 지표를 구성하는 품목이나 집계 방식이 서로 달라서다. 우선 품목 구성에서 CPI는 PCE보다 주거비를 더 비중 있게 계산한다. CPI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4.8%로 PCE의 주거비 비중(16.4%)의 2배가 넘는다.
이런 품목 구성의 차이는 최근 CPI가 PCE보다 높게 유지되는 배경 중 하나다. 고정금리 비중이 높은 미국은 금리를 올려도 주거비에 즉각적인 타격이 없다. 오히려 신규 주택 구매에 적용되는 금리가 올라 기존 집주인들이 새로운 집으로 잘 갈아타지 않게 되고, 이 때문에 원래 있던 집값이 오히려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주거비 속성 때문에 파월 Fed 의장도 주거비를 뺀 근원 물가인 ‘수퍼 코어(Super Core)’ 물가만 금리 결정에 참고하겠다고 밝혔었다.
CPI, PCE보다 물가 상승 과대 반영
CPI는 집계 방식에서도 PCE와 다르다. 우선 CPI는 소비자가 직접 지출한 비용만 포함해 계산한다. 반면 PCE는 회사나 정부가 소비자 대신 지출한 비용도 물가 집계에 고려한다. 예를 들어 의료비의 경우 CPI는 소비자가 병원에 직접 낸 돈의 변동만 반영한다. 하지만 PCE는 소비자뿐 아니라 정부나 회사에서 의료보험 등으로 대신 내준 비용의 변화까지 물가로 집계한다.

더 결정적인 차이는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변화를 물가 집계에 반영하는지다. CPI는 품목별 상대 가격이 바뀌어도 소비자의 지출 항목은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반면 PCE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오른 품목의 가중치를 축소한다. 예를 들어 사과값이 다른 과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올라도 CPI는 과거와 똑같은 양의 사과를 산다고 가정하고 물가를 산출한다. 하지만 PCE는 가격 상승으로 사과 소비를 줄이고, 좀 더 저렴한 다른 과일을 샀을 거라고 가정하고 가중치를 조정한다. 이 때문에 CPI는 최근 같이 물가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PCE보다 각 품목의 가격의 과도하게 집계하는 경향이 있다.
“근원 PCE 둔화세 지속 시 금리 인하 가능”
CPI의 이런 속성 때문에 Fed도 오래전부터 PCE를 금리 결정에 참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CPI의 상승세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더라도, PCE 지표의 둔화가 계속된다면 Fed가 기준금리를 내릴 명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부터 Fed는 CPI가 아니라 PCE, PCE 중에서도 에너지와 식료품같이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을 뺀 근원 PCE만을 물가 결정 기준으로 삼아왔다”면서 “근원 PCE가 여전히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 지표가 오르지 않는 이상 Fed도 기준금리를 내리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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