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뜨거운데 땀이 잘 안 난다…'이것 하라' 내 몸이 주는 신호 [건강한 가족]

신영경 2023. 6. 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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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 섭취 오해와 진실

갈증의 계절이 다가왔다. 여름철은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땀을 많이 흘리면서 갈증을 느끼기 쉬운 시기다. 인체는 체내 수분 섭취와 배출이 균형을 이뤄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을 채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물을 마시면 된다. 하지만 물도 ‘잘’ 마셔야 한다. ‘단숨에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는 것’과 ‘운동 후 무조건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물을 하루에 2L 이상 마셔야 한다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여름철 수분 섭취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짚어봤다.


X 물은 하루 2L 이상 마셔야 한다


대표적인 오해다. 신체 기능 유지를 위해선 하루 2.5L의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모두 물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음식을 통해 보충하는 수분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과일이나 채소 섭취량이 많은 편이다.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이 1L 이상이다. 따라서 물은 하루 6잔(1.2L) 정도만 섭취해도 충분하다. 다만 땀을 많이 흘린 경우라면 손실된 수분량을 고려해 의식적으로 물을 더 마시는 게 좋다. 양보다는 속도가 더 중요하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을 갑자기 마실 경우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감해 전해질 균형이 깨질 수 있다. 물은 한두 모금씩 나눠서 씹어 먹듯 천천히 마시는 게 안전하다.

△ 목 마르지 않아도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지만 물을 자주 마셔서 나쁠 건 없다. 특히 노년층은 규칙적으로 물 마시는 시간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수록 체내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 수분 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탈수증이 생기는 일이 흔하다. 같은 양의 물을 나눠서 수시로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X 식사 도중 물을 마시면 안 된다


개인적 경험으로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 식사 도중에 물을 마시면 소화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다. 물을 마실 때 소화가 더 잘 된다면 식사 도중 물을 섭취해도 괜찮다. 소화가 편할 정도의 적정한 양을 마시는 건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식후에 바로 많은 양의 물을 마실 경우 소화액이 희석돼 소화 장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식후보단 식전이나 식사 중에 물을 섭취하는 게 낫다.

X 물 대신 커피나 음료를 마셔도 괜찮다


수분 섭취를 위해 커피나 탄산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나 차(茶)는 이뇨 작용을 촉진한다. 많이 마실수록 체내 많은 수분을 배설한다는 얘기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한 잔 마실 경우 섭취한 양의 2~3배 물을 더 보충해 줘야 한다. 커피나 녹차를 마시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연한 커피라도 물 대신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이롭지 않다. 당분이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도 주의해야 한다. 갈증 해소에도 도움을 주지 못할뿐더러 당뇨병과 비만, 고지혈증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지름길일 뿐이다. 수분 보충을 통해 건강을 지키려면 탄산음료를 멀리하는 게 현명하다.

O 아침 공복 상태에 마시는 물은 보약이다


아침 공복 상태에 물을 마시면 이로운 점이 많다. 첫째는 노폐물 배출 효과다. 수면 중 소실되는 체내 수분량은 500mL 이상이다. 그런데 아침 공복에 물을 섭취하면 수분을 효과적으로 보충하면서 밤새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둘째는 끈적이는 혈액을 묽게 만든다. 자는 도중 점성이 높아진 혈액을 묽게 만들면서 심근경색증과 뇌경색의 위험을 줄여준다. 셋째는 변비 완화다. 아침 공복의 물 한 잔은 장(腸)운동을 촉진해 배변 활동을 돕는다.

△ 운동 후엔 물보다 이온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운동하면서 땀을 흘리면 몸에서 수분과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간다. 이때 이온음료를 마시면 땀으로 배출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을 빠르게 보충할 수 있다. 이온음료에는 수분과 전해질, 에너지원인 당분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도움되는 건 아니다. 격렬한 운동을 마치고 탈수 증상이 나타날 땐 이온음료가 빠른 회복을 돕지만, 일반적인 경우 물만 마셔도 충분하다. 전해질을 보충할 만큼 땀을 많이 흘리지 않았다면 이온음료 섭취는 득보다 실이 크다. 당분이 첨가된 이온음료를 과하게 마실 경우 비만의 원인이 되면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 체내 수분 부족을 알리는 신호

「 ·피로감이 느껴지면서 갈증이 난다
· 소변 횟수가 줄고 색이 진해진다
·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푸석푸석해진다
· 침 분비가 줄면서 입 냄새가 난다
· 몸은 뜨거운데 땀이 잘 안 난다

도움말=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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