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머니’ 몰리는 동탄… 집값 뛰자 계약 해제 급증
삼전·닉스서 풀린 부동산 자금
“내년까지 최대 53조원” 관측도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값이 반도체 특수로 끓어오르면서 계약 해제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액 성과급 지급이 결정되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폭발한 탓이다. 배액배상을 해주고 매도가를 높이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매도인들이 늘어난 것이다.
21일 국민일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집계한 결과, 이번 달 화성시 동탄구에서 거래 해제된 아파트 매매 계약은 이날 기준 112건으로 집계됐다. 6월에 계약을 맺고 해제한 경우는 7건에 불과했고, 상당수는 지난달에 맺은 계약들이었다. 5월에 맺은 계약 1355건 가운데 70건이 이달 들어 계약을 해제했고, 4월 계약(23건), 3월 계약(12건) 순으로 많았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 노사가 고액의 반도체 성과급과 5억원의 주택담보대출 등을 약속한 뒤 집값 추이를 지켜보던 매도자들이 이달 들어 대거 계약 취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동탄에서 거래가 해제된 건수는 월평균 43건 정도다. 특히 지난달 36건에 불과했던 계약 해제 건수는 이달 들어 3배나 많아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동탄 아파트값 상승률은 5월 둘째 주 0.35%였으나 6월 첫째 주 0.60%까지 치솟았고, 이어 1.98%, 2.22% 오르며 매주 상승 폭을 키웠다. 동탄 역세권 대장주로 불리는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지난 4일 역대 최고가인 22억2500만원에 팔린 뒤 현재는 호가가 26억원까지 치솟았다.
거래도 늘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달 화성시 동탄구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 계약은 이날 기준 100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30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6배 늘어난 양이다.
동탄역 롯데캐슬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3년 전에는 10억원하던 매물인데 지금은 65㎡가 23억원에 나와 있다. 호가가 5억~7억원씩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지금은 매물 자체가 없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사내 대출 등을 포함한 양사의 부동산 대기 자금이 내년까지 최대 53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 자금이 동탄을 비롯한 ‘반세권’(반도체 단지 인접 지역) 지역으로 유입되면 집값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동탄의) 규제지역 선정 가능성, 세제 개편안, 금리 인상 등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사내 대출은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관계가 없다 보니 사내 대출이 풀리면 ‘반세권’ 지역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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