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아내’ 살해한 의사 남편…장례식서 노트북 켜고 한 짓
■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모아보기
「 사건을 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취재수첩을 펼치고, 수십 년 묵은 기록을 뒤지며 진실의 파편을 모아온 사람들. 〈그것이 알고 싶다〉〈꼬꼬무〉〈용감한 형사들〉을 만든 최삼호 PD(28년 차)와 장윤정 작가(27년 차)가 꼽은 최악의 사건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
「 #사건1. 욕조 안의 만삭 부인 살인사건 」
2010년 1월 14일, 오후 5시5분 경찰서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 “아내가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사망한 것 같아요. 저도 의사인데, 아무래도 사망한 지 수 시간은 흐른 것 같습니다.” "

출동한 경찰이 마주한 것은 오피스텔 욕조에 누워 있는 만삭 임산부의 기괴한 시신이었다. 잠옷 차림의 여인은 보통사람들처럼 욕조에 세로로 누워 있지 않았다. 욕조를 가로질러 배를 위로한 채 누워 있었다. 머리는 욕조 안쪽 오른쪽 면에 닿은 채 왼쪽으로 심하게 꺾여 있었다. 허벅지는 욕조 턱에 걸쳐 있었고, 무릎은 기묘하게 접혀 두 다리가 욕조 밖으로 나와 있었다. 이미 시반이 형성된 상태였다.
대학병원 레지던트인 남편 백모(31)씨는 유족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 그가 전하는 아침의 기억은 평온했다. 아침으로 호두과자를 먹고 모닝 키스를 나누었으며, 아내가 챙겨준 옷을 입고 현관을 나섰다고 했다. 안방 문 앞에서 “잘 다녀와”라며 인사를 건네던 아내의 목소리. 모든 게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침이었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국과수에서 감식 결과가 도착했다. 사망한 아내의 손톱 밑에서 백씨의 유전자가 확인된 것이다.
“두 분이 몸싸움이 있었던 것 아닙니까?”
백씨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침착하고 차분하게 대응했다.
“당연하죠. 아내가 등도 긁어주고 뾰루지도 짜주니까요, 아내의 손톱에서 제 DNA가 나오는 건 당연한 거 같은데요.”
피해자의 사인은 ‘질식사’였다. 하지만 수사는 난관에 부닥쳤다. 목을 졸랐을 때 응당 나타나야 할 액흔(손자국)이나 골절이 시신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남편 백씨가 아내의 목을 눌러 살해했다고 확신했지만, 법원은 “범죄를 입증할 직접적인 흔적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남편 백씨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의사였던 그는 자신의 지식을 동원해 매우 설득력 있는 가설을 내놓았다.
“그날 아침, 아내가 어지럼증을 느꼈던 게 아닐까요? 욕조에 걸터앉았다가 갑자기 ‘블랙아웃’이 오면서 뒤로 넘어졌고, 그 과정에서 목이 기묘한 각도로 접히며 질식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건 직후 출동한 과학수사팀은 현장을 꼼꼼히 기록했다. 그리고 그 사진 속에서 결정적인 균열을 발견했다. 현장 사진을 크게 확대해 아내의 눈가를 보던 수사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피가 왜 이쪽으로 흐르지?”
그 핏자국은 남편이 살인범이라는 것을 입증한 결정적 단서가 됐다.
(계속)
하지만 살인보다 더 소름끼친 건 의사 남편의 행적이었다.
만삭 아내가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날 밤부터 빈소를 지키던 순간까지, 의사 남편의 노트북엔 이해하기 힘든 기록이 남아 있었다. 아내와 배 속 아이의 차가운 시신이 안치된 바로 그곳에서, 그는 노트북을 켜두고 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 ‘만삭 아내’ 살해한 의사 남편, 장례식서 노트북 켜고 한 짓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3350
「 #사건2. S대 출신 미남교사 끔찍 실체 」
밤 8시. 전화벨이 울렸다. 엄마가 받았다.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당신 아들, 내가 감금시켰소. 아들 찾고 싶으면 4000만원을 준비하시오.”
당황한 엄마가 허둥지둥하는 사이, 두 번째 전화가 왔다.
“(울먹이며) 시키는 대로 하세요. 안 그러면 저는 죽어요.”
아들 목소리였다. 아들은 키 165㎝, 몸무게 50㎏이 넘는 중학생. 초등학교 때부터 전교 1등에 학생회장을 맡았던 모범생이었다. 그러니 힘으로 제압하기도, 잔꾀로 유인하기도 쉽지 않은 아이였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발신지를 추적했지만, 공중전화였다. 한 번 통화에 30초를 넘기는 법도 없었다. 범인은 지능범이었다.
경찰은 유괴 당일 아이의 동선을 추적했다. 그날 오후 아이는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 평소 믿고 따랐던 같은 학교 체육 교사였다. 약속 시간은 오후 4시30분. 가는 길에 서점에 들르겠다고 엄마에게 말했다.
오후 4시15분쯤, 아이가 서점에서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체육 교사는 아이를 만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서점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던 15분 사이, 상가가 즐비한 대로변에서 아이가 사라진 것이다. 목격자는 없었다. 165㎝, 50㎏의 소년을 누군가 강제로 끌고 갔다면 분명 눈에 띄었을 텐데, 이상한 일이었다.
가설은 하나. 아이는 강제로 끌려간 게 아니라 제 발로 따라간 것이다.
짐작하셨겠지만, 범인은 체육 교사였다. 당시 28세. S대 출신에 잘생기고 친절했다.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 교단에서도 평판이 최고였다. 공무원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랐고, 넉넉한 집안과 결혼해 아들 둘을 두고 있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세간의 부러움을 사고 있던 사람. 막말로 다른 사람은 다 의심해도, 이 사람일 수는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경찰이 은밀하게 재조사에 착수했다. 먼저 교사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준 술집 여종업원을 찾아갔다. 유괴 당일, 교사와 함께 있었다고 진술한 여자였다. 여자는 단호했다.

“범인 아니에요! 그럴 분이 아니에요, 선생님은….”
잠깐. 선생님? 형사가 여자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무척 앳됐다.
“올해 나이가 몇이에요?”
“저요? 열… 일곱요.”
미성년자였다. 체육 교사의 제자였다. 뭔가 뒷목이 서늘해지지 않는가.
형사들이 그가 처음 교직을 시작한 인근 여자 중학교로 급파됐다. 그리고 충격적인 첩보가 접수됐다.
(계속)
“여관에서 선생님과 있었던 일을 잊지 못한다.”
시내버스에서 떨어진 여학생의 일기장. 그 안엔 한 체육 교사의 끔찍한 이중생활이 적혀 있었다. 학생들의 우상이던 미남 교사는 왜 유괴범이 됐을까. 그리고 술집 여종업원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 여중생 일기엔 “그 여관 못잊어”…S대 출신 미남교사 끔찍 실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9950
■ ▶ ‘당사현’ 또 다른 기사가 궁금하다면?
「 “오빠야~♥ 깜짝 놀랐니?” 포르쉐 사준 아내의 자살 편지
남편에게 포르쉐와 BMW를 사줄 만큼 돈이 많았던 부자 아내. 그녀는 왜 모르는 남녀 3명과 손발 묶인 채 숨진 걸까. “오빠야~♥ 깜짝 놀랐니?ㅠㅠ” 죽음을 앞둔 사람이 남겼다고는 믿기 어려운 편지. 10년 동안 철저히 감춰온 아내의 비밀이 밝혀졌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5036
공장장이 남녀 31명 죽였다…‘그 회사’ 샤워실 천장의 비밀
“공장장이 31명을 목 졸라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의 결론은 충격적이었다. 더 놀라운 건 샤워실 천장에서 발견된 시신 31구 모두 저항흔이 없었다는 것. 그들은 왜 속옷 차림으로 저항도 하지 않고 사망한 것일까. 공장이라는 그 회사의 정체는 무엇일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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