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열고 이곳에 전기차를 먼저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2026년부터 생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10월부터 아이오닉5 생산을 시작했고 이달부터 아이오닉9 생산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직접 생산해 미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친환경차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며 기아와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생산도 내년부터 이뤄진다.
HMGMA 준공식 현장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디어 대상 질의응답 시간에서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도 잘 생산할 계획”이라며 “싱가포르에 있는 HMGICS 글로벌 혁신센터에서 나온 기술들을 조지아 HMGMA에 적용해서 더 좋은 품질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아의 경우 내년 HMGMA에서 하이브리드를 먼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사장)는 “미국에서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수요가 워낙 커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HMGMA에서 만들 첫 차를 하이브리드로 생각하고 있다”며 “전체 HMGMA 생산 물량 중 40%는 기아 차종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자동차 관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중요한 공장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10월 HMGMA 첫 삽을 뜰 당시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준공 후 해당 계획을 연산 50만대 규모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HMGMA 생산 증대가 한국 내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에 “국내에서도 내수 진작과 수출량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도 더 공격적으로 파이를 넓혀야 되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2일부터 해외에서 수입되는 자동차 대상으로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발표한만큼 현대차그룹에게 HMGMA 생산 가능 차종을 순차적으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HMGMA 전체 부지면적은 1176만㎡(약 355만평)으로 여의도의 약 4배 크기다. 이곳에는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등 현대차그룹 내 4개 계열사의 공장도 함께 구축됐다. 현대모비스는 연간 30만대의 배터리 시스템 및 모듈을 HMGMA에서 생산하며 현대글로비스는 부지 내 통합물류센터를 운영한다. 현대제철은 초고강도강 소재의 자동차용 강판을 가공해 HMGMA에 제공하고 현대트랜시스는 연간 42만대의 자동차에 장착할 수 있는 시트를 조달한다.
현대차그룹은 연산 30GWh 규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셀 공장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부지 내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조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