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의 LG전자, 첫 성적표는 어닝서프라이즈…남은 건 ‘흔들리지 않는 수익 구조’

이혜민 2026. 4. 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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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 23.7조 ‘사상 최대’… 직전 분기 적자 탈출
물류비 등 원가 부담에 이익률은 7.1% 정체
류 대표 “가전 구독 확대·AX 통한 고수익 포트폴리오 재편”
류재철 LG전자 사장. LG전자 제공

LG전자가 1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함께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7%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갔지만,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는 사업 구조는 여전히 한계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취임한 류재철 LG전자 사장의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구축 전략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7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조7330억원, 영업이익 1조67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32.9% 증가했다. 당초 1조3000억원대 중후반을 예상했던 시장의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를 대폭 상회한 수치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세 곳이다. 생활가전(HS) 사업은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구독 가전과 온라인 판매 비중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구조로 자리 잡았다. 전장(VS) 사업은 대규모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유지했고, 적극적인 원가 절감 노력에 고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며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도 개선됐다.

오랜 아킬레스건이었던 TV 사업(MS)은 전 분기 적자에서 이번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운영 효율화 기조를 이어가며 수익성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결과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라이프스타일 TV 등 프리미엄 라인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 그리고 웹(web)OS 플랫폼 사업의 빠른 성장도 TV 부문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깜짝 실적’ 속 수익성 개선…변수에 흔들리는 구조는 과제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수익 구조의 안정성은 류재철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7.1%를 기록하며 개선 흐름을 보였다. 다만 제조업 특성상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는 구조 역시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특히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로 해상 운임이 상승하면서 대형 가전 비중이 높은 LG전자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역시 수익성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LG전자 측은 “원가 부담 요인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은 LG전자의 단기적인 이익률 수준보다는 사업 구조 변화에 따른 ‘상승 잠재력(업사이드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7일 보고서를 통해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9.7% 상향한 14만 원으로 제시했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간 수익성 대비 주가 하락(멀티플 디레이팅)을 야기했던 실적 정체와 신성장 동력 부재 리스크가 해소되는 초입에 진입했다”며 "지금은 다운사이드보다 업사이드 리스크를 유념할 때”라고 분석했다.

주력인 HS 부문이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화로 한 자릿수 후반의 수익성을 방어했고,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부문은 인력 재배치 등 운영 효율화를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전장·데이터센터’ B2B가 뚫고, ‘가전 구독’이 방어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LG전자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핵심 동력으로 기업 간 거래(B2B) 부문을 꼽는다.

VS 사업의 경우 고부가 인포테인먼트(IVI) 매출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중동 리스크에 따른 유가 인상이 오히려 미국 내 전기차(xEV) 판매량을 자극할 수 있으며, 이는 북미 완성차 고객사 비중이 높은 LG전자의 전기차 부품 가동률을 가파르게 끌어올릴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냉난방공조(ES) 부문 역시 당장 데이터센터용 냉각(HVAC) 매출 기여도는 제한적이나, 연내 북미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이 구체화되며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류재철 사장 역시 이 같은 비하드웨어(Non-HW)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라는 비전 아래, 정기적인 관리로 꾸준한 현금을 창출하는 ‘가전 구독’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인공지능(AI)을 업무 전반에 도입하는 ‘인공지능 전환(AX)’를 통해 고강도 비용 절감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4월 말 실적 설명회를 열고 사업본부별 세부 경영 실적과 순이익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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