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유통망서 전문의약품 샜다… ‘처방’ 비아그라 10배값에 사고 판 이들, 어떻게?

김민주 2026. 8. 1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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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에 적발된 불법유통 비아그라. 사진 연합뉴스

기관 허가를 받아 전문의약품을 유통하는 도매상이 억대 의약품을 불법적으로 빼돌려 판매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빼돌린 스테로이드ㆍ비아그라 등 의약품은 온라인에서 유통됐다. 의사 처방 없이도 전문의약품을 손쉽게 살 수 있다는 점에 혹해 수백명이 정가 대비 10배 가격에도 의약품을 사들였다.


수량 허위입력, 유통망 구멍서 의약품 샜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의사 진료 및 처방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을 온라인에서 불법 유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A씨(60대) 등 전문의약품 도매상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등은 관할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고 전문의약품을 취급하는 업자들로, 2024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스테로이드 성분의 약품과 비아그라, 다이어트 보조제 등을 빼돌려 온라인에서 불법적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도매업자인 이들이 정상 유통되는 의약품 재고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수량을 허위 입력해 물량을 빼낸 것으로 파악했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스테로이드와 비아그라 등 의사 처방을 받아야 구매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혐의로 전문의약품 도매업자 A씨 등 12명을 검거했다. A씨 등은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통해 의약품을 불법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부산경찰청


제품 홍보 및 판매는 텔레그램 등 메신저와 대포 통장을 통해 이뤄졌다. 이들은 정가의 5~10배 가격에 3003회에 걸쳐 3억6000만원어치 의약품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확인된 구매자 300여명 중엔 헬스 트레이너나 보디빌더 등이 포함돼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의사 진료나 처방 없이도 전문의약품을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높은 가격에도 A씨 일당이 파는 약을 사들였으며,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보따리 밀수범’ 등도 가담


경찰은 전문의약품 도매상인 A씨 등을 포함해 모두 12명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전문의약품 재고 관리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총책 B씨(30대)가 A씨 등과 논의해 범행을 기획했고, 공급ㆍ판매 및 발송, 대포계좌 확보 등을 담당한 일당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객으로 가장해 해외에서 전문의약품을 밀수해온 C씨(30대)도 함께 붙잡혔다. 경찰은 불법 유통된 3억6000만원어치 의약품 가운데 A씨 등 국내 전문의약품 도매상 3명이 약 70%를, 나머지 30%를 C씨가 공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가운데 총책과 판매ㆍ발송책 등 2명은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스테로이드와 비아그라 등 의사 처방을 받아야 구매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혐의로 전문의약품 도매업자 A씨 등 12명을 검거했다. A씨 등은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통해 의약품을 불법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부산경찰청


경찰은 A씨 일당의 사무실 등지에서 아직 판매되지 않은 5억원어치 의약품을 발견해 압수했고, 현금과 부동산 등 3500만원 상당 자산에 대해 추징 보전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도매상들이 재고 물량을 허위 입력해 손쉽게 전문의약품을 빼돌릴 수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파악했다”며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식약처와 관할 보건소 등 기관에 통보하고, 관련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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