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간병비 지원 확대, 안정적 재원 확보 가능한가

2025. 10. 15.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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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료 중심 요양병원 혁신 및 간병 급여화 방향’ 공청회를 열고, 비급여 항목인 요양병원 간병비를 2026년 하반기부터 급여화한다고 밝혔다. 급여화는 간병 지옥, 간병 파산, 간병 살인 등의 이슈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다. 동시에 의료 중심 기관으로 설계된 요양병원이 장기간 입원하는 돌봄 환자까지 수용하는 등 요양병원의 구조적 문제를 개혁해 간병할 사람이 없거나 여건 미비로 장기 입원하는 사회적 입원 환자를 줄이려는 것이다.

「 간병 파산, 간병 살인 문제 심각
간병비 급여화 전환은 옳은 방향
간병인력 확보할 세부 대책 필요

복지부는 의료 역량이 높은 요양병원을 선정해 의료 필요도가 높고 간병 지원이 필요한 환자의 간병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한다. 1391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21만5000여명 중에 약 8만명이 의료 필요도가 높은 환자로 추정된다. 의료 중심 요양병원 200개를 우선 선정해 의료 필요도가 높은 환자 4만명에게 적용하고, 2030년까지 의료 중심 요양병원을 500개로 확대해 10만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의료 중심 요양병원 선정 기준은 중증 환자, 치매와 파킨슨 환자 비중이 40% 이상이고, 질 높은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며, 불필요한 비급여를 제공하지 않는 병원이다. 본인 부담률을 30% 내외로 설정해 본인이 월 60만~80만원을 부담하도록 한다. 간병인 1명이 환자 6명 이상을 5일 동안 24시간 관리하는 현실을 고려해 앞으로 간병인 1인이 환자 4명을 3교대로 관리하도록 간병 서비스 질을 개선하려 한다. 또한 간병인 교육 전담간호사에 대한 전담 간호료 수가를 신설해 간병인력 관리를 개선하려 한다.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통해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비용을 사회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중요한 사회문제에 따른 비용을 사회적으로 부담한다는 점에서 올바른 방향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성공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찮다. 첫째, 부족한 간병 인력을 확보할 세부 대책이 필요하다. 해외동포를 활용해도 간병인이 턱없이 부족한데 저출산·고령화로 인력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번 사업으로 간병인이 담당하는 환자 수가 줄어들 것이므로 인력난은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복지부는 지역사회의 돌봄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해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을 위한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실시하고, 20개 전문대학과 4개 대학을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으로 선정했다. 외국인 요양보호사를 활용하는 것은 늦었지만 올바른 정책 방향이다. 그러나 이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더라도 본격적으로 외국인 요양보호사를 배출하는 데 추가로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인력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엔 역부족이기에 현실적인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

둘째, 소요 재원의 안정적 확보도 중요하다. 복지부는 이번 사업에 2030년까지 6조5000억원이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될 것으로 추정한다.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적자였다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의료 이용 감소 등으로 2021년과 2022년에 흑자로 전환됐고, 2024년 말에 30조원을 적립했다. 그런데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올해 적자로 전환되고 이후 적자 폭이 확대돼 2028년에 적립금이 고갈된다. 2030년에 재정수지 적자는 14조8000억원으로 늘어나고 누적 준비금 적자는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업에 필요한 비용이 2030년에만 2조20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건강보험 재정수지 적자 폭과 누적 준비금 부족 규모는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업이 정착되려면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통합돌봄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선진국처럼 병원에 보호자가 상주하지 않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간호와 간병 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도입 10년이 지났지만, 경증 환자 위주로 운영되면서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 2026년 3월 통합돌봄 본사업이 시작되면 돌봄 패러다임이 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환된다. 요양병원 퇴원 환자가 통합돌봄체계에 잘 연계될 수 있도록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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