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기다린 '광주 우승 축포' 터졌다…'김태군 결승타' KIA, 삼성 꺾고 V12 달성 [KS5]
(엑스포츠뉴스 광주, 김근한 기자) 1987년 무등야구장 이후 37년을 기다린 광주 우승 축포가 2024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터졌다. KIA 타이거즈가 김태군의 결승타에 힘입어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구단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KIA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을 치러 7-5로 승리했다. KIA는 한국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2024년 통합 우승을 확정했다.
KIA는 지난 23일 열린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5-1 승리로 시리즈 첫 승을 거뒀다. 이어 같은 날 열린 2차전에서도 8-3 승리를 거둔 KIA는 대구로 이동해 시리즈를 이어갔다. KIA는 지난 25일 대구에서 열린 3차전에서 2-4로 패해 시리즈 첫 패를 떠안았다. 하지만, KIA는 다음 날 열린 4차전에서 9-2 대승을 거둬 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긴 상태였다.
이날 KIA는 박찬호(유격수)-김선빈(2루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중견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김태군(포수)-이창진(좌익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워 삼성 선발 투수 좌완 이승현을 상대했다.
4차전에서 허리 통증으로 결장한 최형우가 다시 선발 라인업으로 복귀했다. 4차전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준 이창진도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나섰다. 선발 1루수 자리는 이우성에게 돌아갔다. 이범호 감독은 5차전 수비보다는 공격 강화에 의미를 뒀다고 밝혔다.
이에 맞선 삼성은 김지찬(중견수)-류지혁(2루수)-김헌곤(좌익수)-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박병호(지명타자)-이재현(유격수)-김현준(우익수)-이병헌(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으로 KIA 선발 투수 양현종과 맞붙었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이병헌이 좌완 이승현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캡틴 구자욱의 시리즈 출전이 여전히 불가능한 분위기 속에서 김현준이 선발 우익수 출전 기회를 받았다.
1회부터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의 백투백 홈런포가 터졌다. 삼성은 1회 초 선두타자 김지찬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첫 출루를 만들었다. 이어 류지혁과 김헌곤이 외야 뜬공으로 물러난 가운데 디아즈가 타석에 들어섰다.
디아즈는 볼카운트 2B-2S 상황에서 양현종의 6구째 133km/h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15m짜리 우월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어 후속타자 김영웅도 양현종의 3구째 129km/h 슬라이더를 노려 비거리 115m짜리 우중간 백투백 홈런을 날렸다.
김영웅은 이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4홈런을 기록하면서 21세 2개월 4일로 최연소 단일시즌 포스트시즌 4홈런 기록을 달성했다.(종전 삼성 이승엽 1999년 10월 20일 23세 2개월 2일)
반격에 나선 KIA는 1회 말 선두타자 박찬호의 2루 방면 내야 안타와 김선빈의 사구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김도영이 3루 땅볼에 그치면서 1사 1, 3루로 기회가 이어졌다. 후속타자 나성범이 짧은 좌익수 방면 뜬공을 날렸고, 3루 주자 박찬호가 과감하게 홈을 파고 들어 이날 첫 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KIA는 소크라테스의 중전 안타로 2사 1, 2루 기회를 계속 이어갔다. 하지만, 최형우가 좌익수 뜬공에 머무르면서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양현종은 2회 초 곧바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양현종은 2회 초 선두타자 이재현과 만나 4구째 129km/h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후 양현종은 김현준을 2루 땅볼로 잡은 뒤 이병헌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워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KIA는 2회 말 2사 뒤 이창진의 볼넷과 박찬호의 좌익수 왼쪽 2루타로 2사 2, 3루 기회를 다시 잡았다. 하지만, 후속타자 김선빈이 초구를 공략했음에도 2루수 류지혁의 호수비에 뜬공으로 잡혀 득점 기회를 날렸다.
삼성은 또 홈런포를 가동했다. 삼성은 3회 초 1사 뒤 류지혁의 우중간 안타로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후 2사 1루 상황에서 디아즈가 양현종의 2구째 143km/h 속구를 통타해 연타석 투런 홈런을 날렸다. 비거리 120m짜리 대형 아치였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던 디아즈는 KBO 포스트시즌 최초로 단일 시즌 두 차례 연타석 홈런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KIA 벤치는 디아즈의 연타석 홈런이 나오자 곧바로 양현종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양현종은 2.2이닝 41구 4피안타(3홈런) 3탈삼진 1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 대신 마운드에 올라온 김도현은 김영웅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매듭지었다.
KIA는 3회 말 김도영과 나성범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소크라테스의 땅볼로 1사 1, 3루 상황으로 이어진 가운데 최형우가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 만회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KIA는 후속타자 이우성이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뒤 김태군마저 초구 투수 앞 땅볼에 그쳐 추가 득점 생산에 실패했다.
삼성은 4회 초 선두타자 박병호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후속 타자들의 불발로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KIA는 4회 말 2사 뒤 김선빈의 좌전 안타와 김도영·나성범의 연속 볼넷으로 절호의 만루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후속타자 소크라테스가 바뀐 투수 김태훈을 상대해 2루 땅볼에 그치면서 또 득점 기회를 무산했다.
삼성이 5회 초 삼자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KIA는 5회 말 선두타자 최형우가 김태훈의 5구째 141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15m짜리 우월 솔로 홈런을 때려 추격에 돌입했다.
KIA는 5회 말 1사 뒤 김태군과 이창진의 연속 볼넷과 박찬호의 유격수 땅볼로 1, 3루 기회를 이어갔다. 김선빈이 바뀐 투수 김윤수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만루 기회가 완성됐다. 그리고 김도영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은 가운데 상대 폭투까지 동시에 나와 2루 주자 박찬호가 홈까지 파고들었다. 박찬호의 과감한 홈 쇄도가 성공하면서 5-5 동점이 이뤄졌다.
삼성이 6회 초 득점에 실패한 가운데 KIA는 6회 말 선두타자 소크라테스의 우전 안타와 상대 폭투, 그리고 최형우의 2루 땅볼로 1사 3루 기회를 잡았다. 변우혁이 볼넷을 얻었고, 김태군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태군은 스퀴즈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뒤 유격수 왼쪽 내야 안타를 때려 역전 득점을 이끌었다.
KIA는 7회 초 마운드에 장현식을 올렸다. 장현식은 세 타자 연속 땅볼 범타로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면서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이후 KIA는 7회 말 2사 만루 기회에서 대타 최원준이 1루 땅볼에 그쳐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8회 초 마운드 위에도 장현식이 그대로 올라왔다. 장현식은 8회 초 선두타자 류지혁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뒤 김헌곤에게 희생 번트를 허용했다. KIA 벤치는 1사 2루 위기에서 이준영을 마운드에 투입했다. 이준영은 디아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김영웅에게 볼넷을 내줬다. KIA 벤치는 2사 1, 3루 위기에서 곧바로 전상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전상현은 박병호를 상대해 초구 사구를 허용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KIA는 8회 초에만 네 번째 투수를 사용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마운드에 올라갔다. 정해영은 이재현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2사 만루 위기에서 실점을 막았다.
KIA는 8회 말 1사 뒤 이창진의 안타로 추가 득점을 노렸다. 이어 후속타자 박찬호가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로 귀중한 추가 득점을 이끌었다.
KIA는 9회 초 정해영을 그대로 마운드에 올렸다. 정해영은 이성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우승 마무리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정해영은 대타 윤정빈을 2루 땅볼로 유도한 뒤 마지막 타자 김성윤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V12'를 확정했다.
KIA의 12번째 우승으로 끝난 한국시리즈 MVP는 KIA 주전 내야수 김선빈(34)이 수상했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무려 0.588(17타수 10안타)을 기록하고 2타점, 3득점을 기록한 김선빈은 한국시리즈 MVP 투표 99표 중 46표를 얻어 4차전 만루홈런 주인공 포수 김태군(45표)을 단 한 표 차로 제치고 선수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김선빈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시종일관 맹활약했다. 지난 21일 광주 1차전 홈 경기에서 6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초 상대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팀 첫 안타를 생산한 김선빈은 4회 원태인과 10구 접전 끝에 4구를 얻어내는 등 상대 배터리를 집요하게 괴롭히며 타선을 이끌었다
해당 경기는 6회초에 내린 비로 서스펜디드게임이 됐고, 23일 같은 장소에서 재개했다. 김선빈은 0-1로 뒤진 7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내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KIA는 7회에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역전승했다.
김선빈은 같은 날 이어 열린 2차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1회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쳤고, 6-1로 앞선 5회말 공격에선 희생타를 날려 쐐기 타점을 올렸다.
팀이 패배한 3차전에서도 김선빈은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렬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26일 4차전에선 2루타 2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를 쳤다. 특히 1회말 공격 첫 타석에서 한국시리즈 들어 두 번째로 만난 원태인과 10구 접전을 펼친 뒤 좌측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때려 사자 군단의 전의를 무너뜨렸다.
김선빈은 우승을 확정지은 28일 5차전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선빈은 0-3으로 뒤진 1회말 무사 1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이승현의 공에 맞아 사구로 출루했다. 이후 KIA는 나성범의 희생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김선빈은 4회 좌전 안타를 쳤고, 3-5로 뒤진 5회 1사 1, 3루에서 볼넷을 얻어내 베이스를 채웠다. KIA는 이후 상대 투수 폭투로 두 점을 얻어내 5-5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김선빈은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EV6와 트로피를 받았다. 김선빈과 김태군 외엔 제임스 네일이 6표, 최형우와 곽도규는 각각 1표씩 얻었다.
사실 김선빈은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2009년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지 못했다. 당시 프로 2년 차였던 김선빈은 정규시즌 72경기에서 타율 0.293으로 활약했지만, 뜬공 처리의 불안함을 지우지 못하고 엔트리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김선빈의 한국시리즈 출전의 꿈은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7년에 이뤄졌다. 그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올랐던 김선빈은 당당히 엔트리 한자리를 꿰찼고, 8년 묵은 한을 풀어냈다.
당시 김선빈은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모두 출루하는 등 타율 0.357로 맹활약하며 팀의 11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김선빈은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단 한 표도 얻지 못하고 양현종에게 돌아갔는데 7년 만에 다시 잡은 한국시리즈에서 5할 맹타를 휘두르며 MVP를 거머쥐고 우승 주연으로 거듭났다.
사진=광주, 김한준 박지영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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