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주거기준, 평균이 되다 [청춘,방에갇히다②]

4년 전, 대구에서 상경한 직장인 김원(29·가명)씨. 그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누운 곳은 6.6㎡(2평) 고시원이었다. 좌우로 몸을 돌리기 힘든 딱딱한 침대. 몸을 쭉 펴면 어딘가에 닿았다. 그게 벽일 때도,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작은 냉장고일 때도 있었다. 돈을 벌기 시작한 후 집부터 옮겼다. 13.2㎡(4평) 조금 넘는 반지하. 집에 둔 물건들의 뒷면은 곰팡이로 가득했다. 이곳에서도 오래 살기는 힘들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셰어하우스였다. 김씨의 것은 방 한 칸. 고시원 크기와 다르지 않았다. 화장실과 부엌, 거실을 남들과 나눴다. 그리고 지금, 밥 먹을 돈까지 아껴 도착한 곳은 18.8㎡(5.7평)의 원룸이다. 보증금 1000만원에 관리비를 포함한 월세 56만원을 낸다. 아무리 옮겨도 두 자릿수 평수로는 갈 수 없다. 법에 따른 1인 가구 최저 주거기준 14㎡(4.2평). 김씨의 주거 면적은 언제나 그 안팎이었다.

지난해 관악구에서 계약이 체결·연장된 16.52㎡(약 4평) 이하 집은 5178건이다. 이 중 13.22㎡(약 3평) 이하 집은 1051건에 달한다. 단독·다가구 주택,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기준이다.
좁아진 크기만큼 비용도 줄었을까. 4평 크기지만 집세는 적지 않았다. 월세·준월세 기준 평균 보증금은 1045만원, 월 40만원이다. 14.72㎡(4.4평)에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20만원 집도 있다. 전세 평균은 1억1220만원이다. 최저 기준보다 적지만 전세 3억원에 계약이 체결된 곳도 있다. 12.6㎡(3.8평) 또 다른 오피스텔 전세가는 2억2100만원이다.

청년들은 최저 주거기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실제로 1인 가구가 살아갈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취재하며 만난 청년들은 “최저 주거기준을 만든 사람들에게 ‘네가 한번 살아보라’고 한마디 하고 싶다”, “어떤 기준으로 1인 가구의 면적이 고려된 것인지 궁금하다”고 질타했다.
주거기본법 제17조1항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주거수준에 관한 지표로서 최저주거기준을 설정·공고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정부는 지난 2004년 최저 주거기준을 12㎡(3.6평)로 정했다. 이후 2011년 14㎡으로 늘렸다.

2011년 주정심 위원장이었던 정종환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장관은 아파트 2채를 소유하고 있었다. 각각 133.08㎡(40.2평), 158.97㎡(48평)이다. 지난 2004년 주정심위원장인 강동석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장관의 아파트 면적은 366.13㎡(110평)으로 확인됐다. 2004년 정한 최저 주거기준 12㎡의 30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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