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공습에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 사망"
레바논의 친(親)이란계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64)가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8일(현지시간)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정밀 공습으로 나스랄라가 사망했다"며 "나스랄라를 비롯한 헤즈볼라의 남부 전선 사령관 알리 카라키 등 지도부 일부도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헤즈볼라 소식통은 AFP통신에 전날 저녁부터 나스랄라와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앞서 전날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에 위치한 헤즈볼라 본부를 정밀 공격했다. F-35 전투기, 미국산(産) 폭탄 벙커버스터 등으로 최소 10차례 폭격을 퍼부었으며 그 결과 건물 여섯 채가 완전히 붕괴됐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공습 이후 " 다히예의 주거용 건물 지하에 있는 헤즈볼라 본부를 공격했다"며 "이스라엘 전투기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미사일 부대 사령관 무함마드 알리 이스마일과 부사령관을 비롯해 다른 사령관과 테러리스트까지 사살했다"고 강주했다.
이스라엘은 이튿날인 28일 새벽에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를 비롯한 곳곳에 대한 공습을 이어나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추가 공격으로 헤즈볼라 은닉 무기고로 추정되는 민간 건물을 추가로 폭격했다"고 전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까지 최소 6명이 사망하고 9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32년간 헤즈볼라를 통치하고 있는 나스랄라는 헤즈볼라를 '세계에서 가장 잘 무장된 비국가 행위자'로 키워낸 인물이다. 그는 1960년 베이루트 동쪽 부르즈 하무드의 난민촌 이슬람 시아파 가정에서 태어났다. 남부 항구도시 수르에서 교육을 마치고,시아파 정당인 아말운동에 가입해 활동했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맞서 창설된 헤즈볼라에 합류했다.
헤즈볼라는 1985년 미국과 소련을 이슬람의 주요 적으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을 무슬림들이 빼앗긴 땅으로 규정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그는 1992년 2월 헤즈볼라 공동 창립자이자 지도자였던 아바스 무사위가 이스라엘의 헬기 공습으로 사망한 뒤 헤즈볼라의 수장인 사무총장 자리에 올랐다.
나스랄라는 지도자가 된 뒤 무사위 사망에 대한 보복을 감행했다. 무사위가 숨진 지 한달 뒤인 3월 헤즈볼라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이스라엘 대사관에 대한 자살 폭탄테러 공격으로 29명이 숨졌다.
그는 1978년 이란이슬람혁명으로 친미 국가에서 시아파의 맹주이자 강력한 반미 국가로 거듭난 이란에서 지원을 이끌어내 헤즈볼라를 레바논 정규군을 능가하는 무장조직으로 키워냈다.
나스랄라 체제의 헤즈볼라는 30여년간 이란의 지원을 받아 장거리 미사일까지 갖춘 군사 조직을 보유하게 됐고, 선거에도 참여해 레바논 정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당으로도 성장했다. 헤즈볼라의 병력 규모는 3만∼5만명으로 추산되며 12만∼20만기의 미사일과 로켓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는 이런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2000년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군을 이뤄냈고, 역내 분쟁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해 가장 영향력이 큰 ‘이란의 대리인’ 역할을 해왔다. 영국 가디언은 "나스랄라는 이란의 가장 중요한 지역 자산이며 오랫동안 저항의 축에 속하는 린치핀(구심점)으로 여겨져 왔다"며 나스랄라를 표적으로 삼은 공습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에서 가장 놀라운 긴장을 촉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은 전면전 직전까지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이스라엘은 17~ 18일에는 레바논 전역에 '무선 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 폭발' 테러를 감행했고, 23일에는 '북쪽 화살들'이라는 작전명으로 헤즈볼라 시설 1600여곳을 타격해 사흘간 공습을 이어갔다.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최대 공습이다.
헤즈볼라 지도부에 대한 표적 공격도 이어지고 있었다. 24일에는 헤즈볼라의 미사일·로켓 부대 사령관 이브라힘 무함마드 쿠바이시가, 20일에는 '헤즈볼라 2인자'로 불리던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이 사살됐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전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꺾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6일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에 도착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헤즈볼라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 프랑스 등이 '이스라엘·헤즈볼라 21일간 휴전' 구상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에 찬물을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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