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프랑스 현지 가정 숙박
2025년 9월 30일에서 10월 3일까지 브장송을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기자말>
[김성례 기자]
브장송(Besançon)은 프랑스 동부, 부르고뉴-프랑슈콩테(Bourgogne-Franche-Comté) 주의 주도이자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도시다. 인구는 약 12만인데 광역 도시권까지 합치면 25만 명 이상으로, 프랑스 동부, 스위스 국경 가까이, 두(Doubs) 강이 크게 굽이치는 곳에 자리한 아름다운 곳이다.
르네상스풍 건축, 바위 절벽에 둘러싸인 성곽으로 로마와 중세 유적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강과 주변 구릉이 어우러져 도시 경관이 매우 아름다워 '프랑스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자주 꼽힌다.
우리 부부의 한 달간 프랑스여행은 처음 파리에서는 자유롭게 호텔에 머물렀고 브장송부터는 같은 여행 단체의 회원집을 방문하여 2박 3일 혹은 3박 4일 함께 지내며 이뤄졌다. 유네스코 산하의 민간 여행 단체인 Servas(서바스)는 나라별로 서로 방문을 주고받으며 세계 평화와 우정, 문화 교류를 도모하는 단체다.
일반적인 여행이 호텔에 숙박하며 관광지를 둘러보는 형태라면, 이처럼 현지 가정을 방문하여 숙식을 함께하며 로컬의 안내를 받는 여행은 피상적인 관광과는 깊이가 다르다. '여행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처럼, 단순히 건물을 보고 풍경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현지인과 직접 만나 교류하는 여행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며,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나누는 정이 더해져 인상 깊은 추억을 남기게 된다.
브장송 시내 투어와 빅토르 위고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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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장송 시내 풍경, 강변의 건물들과 강변 카페, 교회, 광장 |
| ⓒ 김성례 |
1880년 브장송 시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빅토르 위고는 자신을 "인류가 걸어가는 길 위의 작은 돌멩이"로 묘사했다. 작가이자 정치인,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로서 그의 투쟁은 오늘날에도 수많은 의미를 지니며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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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토르 위고 박물관, 세계에 영향을 끼친 작가의 박애정신 |
| ⓒ 김성례 |
프랑스로 돌아온 후, 빅토르 위고는 상원의원으로 선출되었고 1871년 파리 코뮌 봉기를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반란군에 가한 잔혹한 탄압을 규탄했다. 1880년까지 계속해서 요구했던 그의 코뮌 당원 사면은 인류와 박애의 이름으로 그의 생애 마지막까지 치러진 정치적 투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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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박물관 시계, 시간이란 무엇인가? |
| ⓒ 김성례 |
시간은 다만 우리 편리를 위해서 만들어진 개념일 뿐이다. 그런 시간을 동양에서는 순환적인 원의 개념으로 표현하고 서양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의 직선 개념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과 현대 물리학자들도 시간은 그 자체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미 확증했다.
베티와 다비드 부부의 정감 있는 가정
브장송에서 이번 여행에서 나의 첫 번째 호스트인 베티와 다비드 부부를 만났다. 아마도 백 오십년은 된 듯한 오래된 그들의 집에 묶게 된 것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역으로 마중 나와서 우리 부부의 큰 짐 가방을 본 베티는 처음부터 우려했다. 그러더니 집에 도착하자 조심스럽게 1층 남편의 작업실에 큰 가방은 두고 작은 가방만 들고 올라가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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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장송 호스트가정 베티네집, 그녀의 다락방 서재와 옥상풍경 |
| ⓒ 김성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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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식당 점심초대 |
| ⓒ 김성례 |
올리비에 가족과의 K-푸드 교류
브장송 시내 투어를 충분히 하고 그 다음날 우리는 시내에서 좀 떨어진 올리비에 집으로 갔다. 딸만 셋인 올리비에는 메일로 호스트요청을 했을 때 둘째딸 클로이가 한국에 대해서 너무 관심이 많아서 리용에서 와서 우릴 같이 마중 나갈 것이라 했는데 진짜로 베티집으로 딸과 함께 우리를 데리러 왔다.
올리비에집은 전원주택이었고 집 가까이에 숲이 있어 공기가 맑고 조용하여 우리 부부의 지리산 시골집이 생각나는 그런 곳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올리비에는 이벤트 플래너로서 재택근무를 하는데 20년 전에 폐가를 사서 이렇게 훌륭하게 개조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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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스트 올리비에집 브장송 전원주택 , 보드게임, 다양한 주사위 종류, 세계일주여행 |
| ⓒ 김성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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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음식 프랑스치즈 꽁떼와 종류별 베이컨, 베프부르기뇽 |
| ⓒ 김성례 |
함께 와인이랑 곁들여 먹으면서 올리비에는 벽면 가득 진열된 보드게임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남편에게 잘 설명해 주었다. 그는 대단한 보드게임 애호가인데 직접 만든 것도 두세 개 있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다. '덕후 취미'가 거의 프로페셔널한 경지에 이른 그를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그리고 대화를 나눌수록 나는 요리나 와인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 또한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 날 저녁은 우리의 쌈 사먹는 문화를 알려주기 위해 삼겹살과 제육볶음을 하겠다 하니 너무 좋아했다. 막내딸과 그녀의 친구까지 온다면 7~ 8명이 될 것인데 올리비에 아내 크리스텔도 그녀의 할머니께 배운 프랑스 요리를 하겠다고 해서 풍성한 식사가 예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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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food 음식으로 문화교류, 삼겹살, 제육볶음, 오이무침 |
| ⓒ 김성례 |
그런데 프랑스와 그 문화를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나에게도 작은 문화적 충격이 있었다. 가족사진 설명을 하면서 딸이 엄마, 아빠라 소개하지 않고 올리비에와 크리스텔등 부모의 이름을 그대로 부르기에 의아해서 물어보니 엄마, 아빠란 말은 누구나 사용해서 어릴 적부터 부모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걸 좋아해서 허용했다 했다. 한국에선 있을 수 없고 우린 형제자매도 서열 따라 이름은 안 부르고 언니, 오빠라고만 한다 하니 딸들도 가끔식은 '엄마, 아빠'로도 부르기도 한다며 웃었다.
나에겐 작은 충격이기도 했지만 암튼 딸들과 부모의 친밀하고 자유로운 관계는 자연스럽고 보기가 좋았다. 어차피 여행은 다름을 찾아 떠나는 것이고 다름을 발견하고 접함으로써 우리 생각도 새롭게 할 기회를 가짐으로 사유를 확장해 가는 일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딸 클로이는블랙핑크를 좋아해서 한글도 배우고 있고 이미 내년 봄 남자친구와 한국 방문을 위해 비행기표도 사 두었기에 오면 우리집에서도 머물다 가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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