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두부’서 ‘바르는 두부’로...풀무원 화장품 먹힐까
풀무원이 내놓은 두부 화장품?
풀무원건강생활은 최근 ‘순차올’이라는 새로운 뷰티 브랜드를 조용히 선보였다. 순수하게 차오른다는 의미를 담은 이 브랜드의 핵심은 바로 콩과 두부다. 흥미로운 건 화장품에 단순히 콩 성분 몇 방울을 섞어 넣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품 이름부터 손에 닿는 질감까지 두부가 가진 물리적이고 감각적인 특징을 그대로 화장품에 옮겨 놨다.

성분표를 들여다보면 풀무원의 진심이 더 확실히 느껴진다. 각 제품 외관에는 피엠오 소이바이오덤이라는 독자 성분이 1만PPM 함유됐다고 또렷하게 적혀 있다. 이 성분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 PDRN, 콩 펩타이드, 콩 발효물 등으로 채워져 있다. 피부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최근 피부과 시술이나 화장품에서 PDRN이 얼마나 인기인지 잘 알 것이다. 풀무원은 동물성인 연어 대신 자신들이 잘 다루는 콩을 활용해 식물성 PDRN을 뽑아냈고,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비건 화장품 트렌드와 클린 뷰티 흐름을 읽어낸 셈이다.
식품 명가가 왜 화장품에?
그렇다면 풀무원은 왜 식품을 넘어 화장품까지 만들었을까. 답은 그들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원물 가공 기술과 발효 과학에 있다. 풀무원은 수십 년간 콩을 연구하고 다뤄온 전문가 집단이다. 콩에 피부 노화를 막아주고 보습에 효과가 있는 이소플라본과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남의 기술을 빌려오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재료를 화장품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해 부가가치를 키우기로 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비건 식품으로 입지를 다져둔 만큼, K푸드의 인지도를 K뷰티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도 세웠을 것이다.
‘두부 화장품’으로입소문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 직관적이고 친숙한 접근이 신선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번 기획에 참여한 남혜성 비코드랩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든 포뮬러가 두부 모티브다. 미스트는 순두부, 크림은 모찌두부, 선크림은 두부콩물, 겔마스크는 연두부 같다. 하나하나 텍스처가 느껴져서 너무 좋다. 풀무원만이 할 수 있는 네이밍”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듣자마자 무슨 뜻인지 헷갈리는 외국어 전문 용어 대신, 우리말로 피부에 닿는 느낌을 묘사한 것이 외려 소비자의 마음을 쉽게 여는 무기가 된 것이다.

‘두부 화장품’ 잘 팔리려면
식품 대기업의 이런 도전은 흥미롭지만, 치열한 뷰티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잖아 보인다.
우선 브랜드 이미지의 세련된 확장이다. 먹는 두부가 주는 깨끗하고 건강한 이미지는 좋지만, 자칫하면 흥미 위주의 식품 굿즈 정도로 여겨질 수 있다. 호기심에 한 번 사보는 제품을 넘어, 실제 피부에 발랐을 때 나타나는 개선 효과와 고기능성 화장품으로서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증명해 내야 한다.
더불어 풀무원이 과연 뚝심 있게 장기 투자를 할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화장품 시장은 소비자 변심이 빠르고 경쟁 브랜드들의 마케팅이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하다. 초반의 화제성만 믿고 안주하면 금세 잊혀질 수 있다. 시대를 앞서가는 성분 연구와 새로운 제품 라인업 개발을 쉬지 않고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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