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안방에서 애국가를... 허미미, 태극마크 금메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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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도가 일본에서 다시 금빛 메치기에 도전한다. 그 중심에는 일본에서 태어나 유도를 시작했고, 이제는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허미미(23, 경북체육회)가 있다.
그러나 허미미는 지난해 11월 아부다비 그랜드슬램에서 여자 57㎏급 금메달을 따내며 국제무대 정상에 다시 섰다.
일본에서 태어나 성장한 선수가 한국의 태극마크를 달고 자신의 성장 배경과 맞닿은 일본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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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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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미미는 금메달을 딴 후 애국가를 부르는게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
| ⓒ IJF(국제유도연맹) |
허미미는 10월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57㎏급에 출전한다. 허미미가 아시안게임 개인전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유도대표팀은 지난 27일 결전지 나고야에 입성했다. 유도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남녀 7체급씩 개인전이 펼쳐지고, 10월 3일에는 혼성 단체전이 이어진다. 국제유도연맹(IJF)에 따르면 이번 대회 유도에는 32개국 203명이 참가하며 여자 57㎏급에는 16명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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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미미는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후손이다. |
| ⓒ IJF(국제유도연맹) |
허미미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경기 장소 이상의 의미가 있다. 도쿄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성장했다. 유도를 시작한 곳도 일본이다. 어린 시절 일본 선수로 뛰었던 그는 2021년 할머니의 유언을 계기로 한국 국가대표의 길을 선택했다.
2022년부터 한국 대표로 국제무대에 나섰고, 2024년에는 세계선수권과 파리 올림픽에서 연이어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파리 올림픽은 허미미에게 아쉬움과 자신감을 동시에 남긴 대회였다. 여자 57㎏급 결승에서 캐나다의 크리스타 데구치에게 연장 끝에 3번째 지도 판정을 받아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허미미는 금메달을 따면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따라 부르기 위해 노래를 외워둔 상태였다. 하지만 마지막 한 경기를 넘지 못했다. 이후 허미미에게는 또 하나의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해 3월 어깨 수술을 받았고, 재활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기력을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The Korea Times'는 지난 8월 허미미가 수술 이후 재활 과정에서 다시 시상대에 오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허미미는 지난해 11월 아부다비 그랜드슬램에서 여자 57㎏급 금메달을 따내며 국제무대 정상에 다시 섰다.
이번 대회를 앞둔 허미미의 목표는 분명하다. 허미미는 지난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시안게임에서 꼭 금메달을 따서 할머니 묘비에 가져가고 싶다"며 "파리 올림픽 때 부르려고 외웠던 애국가를 다가오는 나고야에서 꼭 따라 부르겠다"고 말했다.
파리에서 은메달을 들고 할머니를 떠올렸던 허미미가 이번에는 일본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매트에 선다. 여기에 허미미의 가족사는 이번 도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성장한 선수가 한국의 태극마크를 달고 자신의 성장 배경과 맞닿은 일본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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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에서 낳고 자랐지만 허미미의 선택은 대한민국이었다. |
| ⓒ IJF(국제유도연맹) |
허미미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는 시라카네 미오가 있다. 일본유도연맹이 발표한 공식 대표 명단에 여자 57㎏급 선수로 이름을 올렸고, IJF 세계랭킹에서도 9월 26일 기준 30위에 올라 있다. 2026 타슈켄트 그랜드슬램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파리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후나쿠보 하루카는 일본의 57㎏급 강자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는 아니다. 후나쿠보는 9월 헝가리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며 여전히 국제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일본의 아시안게임 공식 대표 명단에는 시라카네가 포함됐다.
허미미에게 일본 안방이라는 환경이 반드시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파리 올림픽 이후 다시 국제무대 정상에 오른 경험은 중요한 자산이다.
한국 대표팀에는 허미미 외에도 금메달 후보들이 다수 포진했다. 남자 81㎏급 이준환은 최근 2년 연속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했고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세계선수권에서 3회 연속 동메달을 따냈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 역시 파리 올림픽 은메달과 2024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보유하고 있어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다. 여자 78㎏ 이상급 이현지도 대표팀의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의 출발점이자 가장 주목받는 이름은 단연 허미미다. 9월 30일 이하림, 김찬녕, 정수진, 장세윤이 첫 금메달 사냥에 나선 뒤 10월 1일 허미미가 매트에 오른다. 항저우에서 한국 유도가 금메달 1개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한 본격적인 승부다.
허미미에게도 이번 경기는 자신의 이야기를 완성할 기회다. 일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유도를 시작했다. 할머니의 유언을 따라 한국을 선택했고,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파리에서는 은메달을 들고 돌아왔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일본에서 아시안게임 첫 개인전에 나선다.
금메달을 목에 걸면 허미미는 그 메달을 할머니에게 가져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파리에서 끝내 부르지 못했던 애국가를 이번에는 시상대에서 따라 부르겠다는 약속도 남겨뒀다. 한국 유도의 명예 회복이라는 큰 목표 속에서, 일본에서 태극마크를 선택한 한 유도 선수의 또 다른 도전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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