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방치된 '라돈침대' 480t.."전혀 몰랐다" 주민들 분통 [영상 르포]
지난 12일 낮 12시 충남 천안시 직산읍 대진침대㈜ 천안공장. 풀이 무성한 운동장 구석에 검은색 대형 차광막이 설치돼 있었다. 멀리서 보면 비닐로 착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물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소재였다. 비가 내리면 안에 보관된 물건이 고스란히 젖는 그런 재질이다.
차광막 찢기고 천·스펀지 그대로 노출
몇 년간 비바람을 견딘 탓에 차광막은 군데군데가 찢겨 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차광막 안에는 침대 매트리스에서 분리한 천과 스펀지 등이 어지럽게 쌓여 있었다. 투명 비닐에 쌓인 것도 있었지만 일부는 속살이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다. 매트리스 가운데는 해체되지 않고 원래 그대로인 것도 남아 있었다.

2018년 매트리스에서 발암물질 1급 라돈 검출
2018년 5월 대진침대가 판매한 매트리스에서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라돈은 발암물질 1급으로 분류된다. 당시 원안위는 안전기준을 초과한 29개 모델을 모두 수거하라고 명령했다.
2019년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원자력위원회는 아파트에서 라돈이 잇따라 검출되자 건축자재 라돈 관리지침서를 발표했다. 2019년 7월 이후 승인된 아파트는 실내 공기 중에서 라돈이 148 Bq/m³를 넘지 않도록 하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전국에서 수거한 매트리스 7만1000여 개를 천안공장으로 가져온 대진침대는 해체작업을 거쳐 스프링 등은 다른 곳으로 보냈다. 방사성 폐기물로 처리해야 부속물 천과 스펀지는 천안에 남겼다. 그 양이 480t에 달한다. 하지만 4년이 넘도록 처리되지 못하고 공장 한쪽에 방치 중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한 보관 상태 유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박완주 국회의원(무소속.천안을)에게 보낸 자료에서 ‘안전한 보관 상태 유지를 위해 천안 본사를 2개월마다 현장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보관 장소 방사선량률 측정과 가공제품 및 관련 부속품(부속물) 보관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원안위 답변과 달리 매트리스 부속물은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다.

전문가 "폐기물 조속히 소각하고 재는 매립해야"

천안시, 페기물 미처리 시 행정대집행 검토
천안시에 따르면 대진침대는 자산에 각종 압류(가압류)가 된 상황이다. 라돈침대 사태 이후 영업이익이 없이 각종 소송과 관리 인원 인건비 등으로 쓸 수 있는 돈이 없다고 한다. 지난 4년간 부속물을 보관하는 데 천안시 예산만 12억원이 투입됐다. 천안시는 전국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천안에서 보관하는 만큼 비용을 전액 국비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구하고 있다.

박완주 "과기부, 환경부, 원안위 책임 떠넘기기"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지난 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천연 방사성폐기물 처리) 첫 사례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어떻게 시행할지에 대한 세부 관리방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원안위는 국감에 앞서 지난 9월 30일과 10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14t의 폐기물을 시범 소각했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한 바닥재와 비산재를 채취, 방사능 분석을 진행 중이다.
반면 라돈침대에 대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는 “라돈침대 사태 때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을 수거한 뒤 해체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인체에 영향을 줄 수준의 수준은 아니지만, 폐기물을 조속히 소각한 뒤 남은 재를 매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은옥 한국원자력협회 부회장은 "라돈은 우리 생활 주변 어디에나 있다"라며 "행정기관에서 정한 라돈 관리 기준이 위험 정도를 표시하는 것은 아닌 만큼 지나치게 걱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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