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원이 춤추고 엄태구가 랩을 한다”
이 한 줄만으로도 영화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여기에 박지현의 아이돌 센터 변신, 오정세의 발라드 가수 도전까지 더해진 영화 <와일드 씽>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웃기지만 어딘가 짠하고, 황당하지만 이상하게 진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와일드 씽>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손재곤 감독과 배우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붙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에 나서는 코미디 영화다. 영화 <해치지않아>를 연출했던 손재곤 감독과 1600만 흥행작 <극한직업> 제작사 어바웃필름이 의기투합한 작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현장의 분위기를 압도한 건 예상 밖 캐스팅 조합이었다. 강동원은 팀의 리더이자 댄스머신 현우 역을 맡아 아이돌 퍼포먼스에 도전했고, 엄태구는 거침없는 스웨그를 장착한 래퍼 상구를 연기했다. 박지현은 팀의 센터 도미로 분했고, 오정세는 음악방송 39주 연속 2위에 머문 비운의 발라드 가수 성곤 역을 맡았다.

손재곤 감독은 “특정 아이돌 그룹을 모델로 삼기보다는 당시 분위기를 연구했다”며 “과학적인 캐스팅이라기보다는 ‘이 조합이면 재밌겠다’는 직관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태구가 래퍼를 하면 그 자체로 웃기지 않을까 생각했고, 강동원 씨가 코미디를 선택해 준 것 자체가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강동원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원래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코미디”라며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고, 열린 결말이 아니라 꽉 닫힌 결말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네 명의 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아이돌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강동원은 “원래도 힘들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실제로 찍으면서 아이돌분들을 정말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동원은 영화 속 브레이킹 댄스를 위해 무려 5개월 동안 헤드스핀을 연습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힙합 자체를 잘 몰랐다. 로큰롤을 좋아하는 편이라 힙합을 듣지도 않았다”며 “그런데 제가 헤드스핀을 하면 얼마나 웃길까 싶었다. 묘하게 짠하면서도 웃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브레이크 댄스를 보니 발을 거의 안 딛고 팔로 몸을 지탱하더라. 춤인지 체조인지 헷갈릴 정도였다”며 “지금까지 배운 것 중 가장 힘들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반 바퀴는 더 돌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웃었다. 이를 듣던 오정세는 “연습실에 가면 늘 강동원 씨가 헤드스핀 자세로 있었다”고 폭로했고, 박지현 역시 “항상 땀에 젖어 계셔서 걱정될 정도였다”고 거들며 웃음을 자아냈다.

엄태구의 변신 역시 강렬했다. 평소 극강의 내향형 이미지로 유명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 폭풍 래퍼 역할을 맡기 위해 실제로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실까지 찾아가 연습했다고 밝혔다. 엄태구는 “랩 선생님이 JYP에 계셔서 틈날 때마다 출근하듯 갔다”며 “부스 안에 들어가 계속 연습했다. 촬영 포함 약 5개월 정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장에서는 ‘귀엽지 않으면 죽겠다’는 마음으로 했다”며 “상구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강동원과 엄태구는 영화 <가려진 시간> 이후 약 10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말이 거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강동원은 “그때도 대화를 많이 안 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워낙 말이 없어서…”라고 웃었고, 엄태구는 “문자로 말씀드렸다”고 고백했다. 이에 강동원이 “문자로 대화했다”고 받아치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지현은 이번 작품으로 코미디 갈증을 제대로 풀었다고 말했다. 그는 “손재곤 감독님의 팬이었다. <이층의 악당>을 너무 재미있게 봤다”며 “도미라는 캐릭터의 이중성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동원 선배님이 춤추고 엄태구 선배님이 랩하는 모습이 상상이 안 되니까 너무 재밌을 것 같았다”며 “2000년대 여성 아이돌들을 정말 많이 참고했다. 핑클이나 SES 같은 그룹들을 거의 다 찾아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무대 촬영에서는 두 남자 배우에게 밀렸다고 토로해 웃음을 안겼다. 박지현은 “제가 센터인데 두 분이 너무 잘하셨다. 특히 엄태구 선배님은 무대에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더라”며 “강동원 선배님도 춤에 심취해 있었다. 제가 약간 밀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에 강동원은 “지현 씨는 진짜 무대 체질이었다. 실제로 무대에서 빛나는 사람 같다고 이야기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정세 역시 이번 작품의 독특한 설정에 끌렸다고 밝혔다. 그는 “강동원의 댄스, 엄태구의 랩, 박지현의 아이돌 변신, 제가 발라드를 부른다는 것까지 모든 게 물음표였다”며 “그 궁금증 자체가 영화의 재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오정세는 자신이 부르는 솔로곡 ‘니가 좋아’에 대해 “처음엔 헛웃음이 나왔는데 계속 듣다 보니 중독성이 있었다”며 “손하트 같은 포인트 안무도 직접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실제 아이돌 컴백 쇼케이스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도 이어졌다. 영화 속 트라이앵글의 대표곡 ‘LOVE IS’와 ‘Shout it out’ 일부가 공개되자 배우들은 직접 안무와 무대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강동원은 “무대 촬영 때 어린 보조출연자들이 많았는데 ‘저 아저씨 뭐 하는 거지?’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고 웃었고, 엄태구는 “조명을 받고 무대 위에 서 있는데 정말 묘한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강동원은 BTS와의 챌린지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BTS 분들이 챌린지를 해주시면 영광일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실제 트라이앵글 무대 공약에 대해서는 “가수분들께 실례되는 일일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저희 직업이 희로애락을 대신 전달하는 일인데, 이번 작품을 통해 아이돌들의 고충도 전하고 싶었다”며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영화 <와일드 씽>은 오는 6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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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나우무비 심규한 편집장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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