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호'가 흐물흐물 녹아내렸다…펄펄 끓는 제주 바다의 비명

이해준 2024. 10. 1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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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섬 본섬 앞 빛단풍돌산호 백화현상. 사진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연합뉴스

지난여름 고수온 현상으로 제주 바닷속 풍경이 달라졌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9일 지난 8∼9월 제주 바다의 이상 현상을 기록한 이슈리포트 '2024년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제주바다 산호충류 이상 현상'을 공개했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서귀포 범섬과 문섬, 섶섬과 송악산 해역에서 분홍바다맨드라미와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가시수지맨드라미 등 연산호류의 녹아내림 현상이 나타났다. 연산호 군체가 흐물흐물한 상태로 축 처지고 녹아내린 것이다. 특히 수심 10m가 안 되는 곳에서 피해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귀포 범섬 본섬 앞 수심 5∼10m 해역의 빛단풍돌산호는 대부분 폐사했다. 서건도 수심 10∼15m 지점에서는 거품돌산호 백화현상이 나타났다.

문섬 꽃동산과 한개창, 서건도 수중 동굴에서도 큰산호말미잘 개체의 백화현상이 나타났다. 이 외에도 띠녹색열말미잘과 융단열말미잘의 백화현상도 확인됐다.

산호가 하얀 골격을 드러내는 백화현상은 산호에 색상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작은 조류(藻類)가 수온 상승으로 떠나거나 죽으면 발생한다. 백화현상이 일어나도 산호는 일정 기간 생존하지만 지속되면 성장이 더뎌지고 질병에 취약해져 결국 폐사에 이른다.

해조류의 이상 현상도 발견됐다.

서귀포 문섬 바닷속에선 대규모의 감태 군락이 석회관갯지렁이에 뒤덮여 성장에 영향을 받는 현상이 목격됐다. 또 방황혹산호말 등 산호말류의 백화현상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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