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이란 당국, 체포된 ‘히잡 시위대’ 성폭행”

김상도 2022. 11. 2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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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히잡 의문사 사건'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체포된 여성들이 경찰 등 당국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CNN방송은 이란 서부 이라크 국경지대에서 성폭행 피해자와 병원 관계자, 인권단체 등을 만나고 관계자들의 소셜미디어 등을 분석해 당국자가 시위대를 성폭행한 사례 최소 11건을 확인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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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이란시위 사망 300여명 집계…"강경 진압 우려“
이란에서 '히잡 의문사 사건'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행진 중 거리에서 히잡을 불태우고 있다. ⓒ CNN 캡처

이란에서 '히잡 의문사 사건'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체포된 여성들이 경찰 등 당국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CNN방송은 이란 서부 이라크 국경지대에서 성폭행 피해자와 병원 관계자, 인권단체 등을 만나고 관계자들의 소셜미디어 등을 분석해 당국자가 시위대를 성폭행한 사례 최소 11건을 확인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20세 여성 아르미타 아바시는 그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아바시는 소셜미디어에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중순 이란 알보르즈주 카라지에서 체포됐다. 당시는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로 반정부 시위가 촉발돼 이란 전역이 들끓은 지 한 달째가 되던 때였다.


CNN은 현지 병원 ‘이맘알랄 병원’ 관계자의 인스타그램 메신저 대화에서 당국자들이 아바시를 성폭행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유출된 해당 대화에 따르면 구금 중이던 아바시는 지난달 17일 장기 출혈로 이 병원에 이송됐다. 그는 겁에 질린 채 떨고 있었고, 풍성했던 머리카락도 삭발된 상태였다.


당시 경찰은 의료진에게 “반복된 성폭행으로 장기 출혈이 발생했다. 성폭행은 체포 전 발생한 것으로 기록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의료진들은 모두 아바시가 구속 중 성폭행 당한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실제 아바시는 당일 병원에서 산부인과,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란 정부는 아바시가 “소화기관 문제”로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진은 익명으로 CNN에 이란 정부가 사실과 맞지 않은 발표를 했다고 반박했다. 이란 정부에 따르면 아바시는 현재 이란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하나’라고 이름을 밝힌 쿠르드계 이란 여성은 성폭행 피해 사실을 직접 증언했다. 하나는 시위 중에 히잡을 불태우던 장면이 CCTV에 찍혀 체포됐다. 그는 이란 북서부 우르미아 경찰서 유치장에서 24시간 수감되는 동안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시위 중 붙잡힌 17세 소년도 교도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소년은 “한 방에서 남성 4명이 구타를 당하며 비명을 지르는 것을 들었다. 그들 중 한 명이 내가 있는 대기실로 왔는데 그가 (교도관들이) 남성들을 성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정부가 '히잡 의문사 사건'에 반발하는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300명 이상이 사망했고 희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유엔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제러미 로런스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2개월간 이란의 시위 과정에서 3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시위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내 31개 주 가운데 25개 주에서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진 사람이 나올 정도로 사망 사건은 전국적이며 40명 넘는 어린이 희생자를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로런스 대변인은 "지난 주말에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더 늘어났다"면서 "그런데도 당국이 대응 수위를 더 끌어올리는 것은 이 나라가 위기 상황에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사실이 알려진 후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8주 넘게 이어져 온 시위를 당국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여성과 어린이, 변호사, 언론인 등 평화롭게 시위하던 이들 수천명이 체포됐다고 유엔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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