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애써 '한민족' 부정하지만…평양·서울 너무 닮은 명절 모습
북한에서도 음력 8월 15일인 추석은 설날과 더불어 대표적인 민속 명절이다. 올해 북한 달력을 살펴보면 추석 당일인 17일 단 하루만 쉰다. 주말을 끼고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연휴를 보내는 한국과 휴일 기간은 다르지만, 명절을 보내는 모습은 닮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초부터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놓으며 남북한의 특수 관계를 부정하고 있지만, 한민족이란 같은 뿌리는 부정할 수 없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 9월호는 상식 코너에서 민속 명절 추석에 대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속 명절의 하나"라며 "가을 저녁을 의미하는 추석은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철의 달 밝은 보름날로서 음력으로 8월 15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명절의 유래에 대해서는 "우리 인민은 해마다 추석이 오면 풍년 농사를 지어놓은 기쁨을 즐기고 돌아간 조상들을 위하여 지성을 표시하군 하였다"며 "추석을 앞두고 부녀자들이 편을 나누어 한 달 동안 밤늦도록 길쌈 경쟁을 한 후 추석 명절이 오면 음식을 차려놓고 노래 부르고 춤추며 놀았는데 이를 두고 '가배', 우리의 고유어로는 '가위'라고 한 데서 (한가위가) 유래됐다"고 전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송편은 북한에서도 추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절 음식이다. 이와 함께 햇곡식으로 만든 각종 떡·당과류를 만들어 먹고 조상의 묘를 찾는 것도 똑같다. 대부분 도보로 이동하지만, 평양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버스는 물론 각 기관에 등록된 트럭까지 주민들의 성묘길에 동원되기도 한다는 게 탈북민들의 증언이다.
주민들은 추석 당일 오후부터 각 지역 공원에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낸다. 줄다리기, 활쏘기, 그네뛰기, 씨름, 길쌈놀이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기는데 씨름과 소싸움의 경우에는 조선중앙TV를 통해 중계할 만큼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고 한다.
주요 식당이 연휴 동안 문을 닫는 한국과 달리 북한에선 추석·설 같은 민족 명절이 큰 대목이다. 실제로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2월 설 준비로 분주한 평양 미래과학자거리 선경식당의 풍경을 전했다. 방송은 선경식당 주방장 인터뷰를 통해 설 명절을 맞아 불고기, 냉면, 막걸리, 녹두 지짐을 비롯한 각종 민족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원한 50대 탈북민은 "북에 있는 가족들과 음식을 나누며 시끌벅적하게 보냈던 명절이 생각난다"며 "가까운 이웃이나 친척들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명절 분위기는 남북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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