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념부터 하겠습니다"…최태원 둘째딸 결혼식 특별한 이 장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차녀 최민정(33)씨가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34)과 13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차녀 민정씨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신부 측 부모석에 나란히 앉았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재산분할 항소심 판결 이후 이혼한 상태에서 이날 처음 만났다. 결혼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1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차녀 민정 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하객들에 따르면 최씨는 최 회장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대신 신랑 입장 후 홀로 입장했다. 예식은 주례 없이 진행됐으며 신랑·신부가 결혼을 기념하는 메시지를 각자 전했다. 식순 초반에 한·미 전우를 위한 추모의 시간을 가지면서 모든 참가객들이 1분가량 고개를 숙이고 묵념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신부 측에서는 최씨의 언니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축사를 했다. 신랑 측에서는 케빈 황의 남동생이 영어로 인사를 전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따로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13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최민정씨 결혼식에 참석한 최신원 SK네트웍스 전 회장. 사진 공동취재단

본식이 끝나고 가족사진을 찍는 시간도 가졌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을 포함한 가족들은 함께 서서 사진을 찍었다. JTBC ‘팬텀싱어3’에 출연했던 존노가 ‘오솔레미오’를 축가로 불렀다. 비빔밥과 해산물 등을 포함한 호텔 코스 식이 하객들에게 음식으로 제공됐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하객은 “미국 결혼식처럼 춤추는 파티는 아니고 여느 한국 결혼식과 비슷한 절차대로 진행됐다”며 “외국인들이 수십 명 참석해서 통역도 제공됐고 정·재계와 예술계 유명 인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결혼식에는 장녀 최윤정 본부장, 장남 최인근 SK E&S 매니저 등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자녀를 비롯해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사촌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철원 마이트앤메인(M&M) 대표,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등 친인척들이 참석했다. 최신원 전 회장은 결혼식장에 들어서며 기자들에게 “(오늘 가족이 결혼하니) 행복하다, 얼마나 행복하겠느냐”고 말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1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차녀 민정 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정·재계 인사들도 총출동했다. 전날 필리핀·싱가포르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결혼식이 시작되기 10분 전에 도착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도 자리했다. 정계에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영세·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찾았다.

SK그룹 주요 경영진들도 결혼식장을 방문했다.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지동섭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 나석권 티앤씨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33) 씨의 결혼식이 열리는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로 향하는 입구에 외부인 출입을 막는 입간판과 가림판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최씨와 케빈 황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대학 졸업 후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했다. 청해부대 소속으로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병된 데 이어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2019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해 국제통상과 정책, 인수합병(M&A), 투자 업무 등을 맡았다. 그러다 2022년 초 SK하이닉스를 휴직한 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원격의료 기업인 던(Done)에서 무보수 자문 역으로 근무했으며 심리건강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티그럴 헬스’를 창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오른쪽)씨와 그의 예비신랑 케빈 황. 사진 케빈 황 소셜미디어

최태원 SK 회장의 차녀 민정씨(사진 오른쪽)와 남편 케빈 황씨. 사진 웨딩사이트 ‘Zola’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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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