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감염’ 숨기고 성매매한 남성 구속… 처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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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남성이 이 사실을 숨기고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성매매한 사실이 알려졌다.
HIV는 면역력이 떨어져, 일반적 상태에선 발생하지 않을 감염병이나 암이 생기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다.
다만, HIV에 감염된 후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후천성면역결핍증으로 이행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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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검찰에 따르면 광주지방검찰청은 지난 2일 아동 청소년 성 보호법 위반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올해 초 온라인 채팅 어플로 알게 된 중학생 B양을 현금과 담배로 유인해 여러 차례 성매매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HIV 감염 사실은 그가 평소 복용하던 HIV 감염 치료용 항바이러스제를 수사관이 발견하며 드러났다. 성병에 걸린 상태에서 타인과 성관계하는 경우, 법적 책임을 지게 되진 않을까?
HIV의 경우, 전파를 막기 위한 별도의 법이 있다.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전파 매개 행위’를 한 HIV 감염인은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에 의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채 성관계하는 것이 전파 매개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A씨는 콘돔을 사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검사 결과 B양은 HIV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만약 상대가 옮았다면 형사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성병 감염 사실을 알고서 성관계해 타인에게 이를 옮게 하면 형사법상 상해죄에 해당한다. 지난 7월 국내 프로축구 리그에 소속된 30대 선수가 본인의 성병 감염 사실을 알고도 성관계해 상대방에게 병을 옮긴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 적 있었다. 당시 사건을 맡은 경기 시흥경찰서는 “성병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성관계했으므로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성병에 걸린 것을 모르고 성관계해 타인이 옮았더래도 처벌 위험은 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어도 어쨌거나 타인에게 상해를 입혔으므로 형사법상 과실치상죄가 성립할 수 있다. 위법 행위로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점이 입증되면 민사법상 손해배상 청구를 받을 수도 있다.
죄의 경중이나 손해배상 범위는 상대방의 피해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약물로 쉽게 치료되는 성병이 있는가 하면, 평생 관리해야 하는 성병도 있어서다. 예컨대, 임질은 항생제를 복용해 완치할 수 있지만, 매독은 항생제로 치료한 후에도 평생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다. 역시 성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몸속에 남아있으면서 면역력이 떨어질 때마다 증상이 재발한다. HIV 역시 감염되면 후천성면역결핍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평생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한다. 같은 종류의 성병이라도 증상이 발현되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다.
한편, 성관계 상대방에게서 성병이 옮은 것 같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간의 병원 진료 이력이 나오는 진료기록부를 증거물로 확보하는 게 좋다. 자신에게 원래 성병이 없었는데, 특정인과 성관계한 후에 성병이 생겼다는 사실을 진료기록부로 입증할 수 있다. 상대방의 진료기록부는 재판에서의 문서 제출 명령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증거물 없이는 ‘상대방 때문에 내게 성병이 생겼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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