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외국인 관광객인 줄... 망원시장 거닐던 인물의 정체
'퓨리오사' 감독, 망원시장 떡꼬치 먹고 창덕궁 간 사연...
영화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의 연출자이자 SF장르를 꾸준히 개척한 조지 밀러 감독이 내한 기간 편안한 차림으로 서울 명소를 찾은 모습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먹부림'의 성지 망원시장을 찾아 떡꼬치를 맛보고, 4월 봄의 정취를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창덕궁도 찾았다.
조지 밀러 감독이 지난 13일과 14일 내한해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를 국내 관객에 직접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감독은 13일 봉준호 감독과 나란히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고, 이튿날인 14일에는 푸티지 상영과 기자단감회를 열었다.
공식 내한 일정이 1박2일에 불과했지만 조지 밀러 감독은 시간을 쪼개 한국을 보다 깊숙하게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 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편안한 차림으로 서울 마포구의 망원시장을 방문해 떡볶이를 먹기도 하고, 시장에서 만난 귀여운 강아지를 보고 반가움에 카메라를 들어 직접 촬영도 했다. 견주에게 사진 촬영의 허락을 구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또 다른 방문지인 서울 종로구 창덕궁에서는 '인자한 할아버지' 그 자체의 모습을 보였다. 마침 푸른 새싹과 꽃이 만발한 고궁의 정취를 눈 앞에서 확인한 감독은 손으로 하트 포즈를 취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꽃을 보면 저절로 휴대폰 카메라로 손이 가는, 이른바 '꽃 감성'은 조지 밀러 감독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궁 화단에 막 피어난 꽃과 새싹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조지 밀러 감독은 1980년 배우 멜 깁슨 주연의 '매드맥스' 시리즈를 처음 선보이면서 종말 그 이후의 세계를 다룬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시작한 인물로 꼽힌다.
이후 '매드맥스' 시리즈는 3편까지 이어졌고, 이후 동물 소재의 영화 '꼬마 돼지 베이브' 시리즈의 성공과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 시리즈까지 연이어 흥행을 거뒀다.
감독은 2015년 톰 하디를 새롭게 내세워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를 선보여 전 세계 흥행은 물론 평단의 호평도 이끌어냈다. 그 뒤를 잇는 작품인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가 5월22일 국내서 개봉한다.
조지 밀러 감독은 신작을 직접 소개하는 첫 번째 자리로 한국을 택해 짧은 내한 일정을 소화했다.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감독은 한국영화 관객들이 지닌 영화에 대한 높은 지식에 감탄하면서 영화에 대한 대화와 토론이 활발히 이뤄지는 환경과 이를 가능케 한 다양한 영화제 개최에 놀라움을 표했다.
특히 감독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국의 음식에 대해서도 감탄했는데, 망원시장까지 찾아가는 열정적인 행보 속에 '시장 K푸드'의 대명사인 떡꼬치까지 직접 맛봤다.
조지 밀러 감독의 친근한 행보를 확인한 팬들은 과연 누가 이런 코스를 짰는지를 두고도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듄:파트2'의 주인공 티모시 샬라메가 내한했을 때도 서울 삼청동의 유명 떡볶이 맛집부터 서촌의 카페, 창덕궁 방문 등 비공식 코스가 크게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와 '듄:파트2'의 배급사가 같은 곳이라는 점에서, 한국 팬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기발한 내한 일정이 누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는지에도 궁금증이 일고 있다.
1945년생으로 올해 78세인 조지 밀러 감독은 가장 스타일리한 액션 영화를 만드는 연출자로도 유명하다. '매드맥스' 시리즈의 새로운 부활을 알린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에 이어 이번에 내놓는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는 전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이지만, 시간의 배경을 앞으로 당긴 프리퀄 형식이다.
이번 주인공은 여전사 퓨리오사다. 전편에서 톰 하디와 함께 독재자 임모탄에게 맞선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의 젊은 시절을 그렸다. 주인공은 할리우드 신예 스타 안야 테일러 조이가 연기한다.
조지 밀러 감독은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에 대해 "똑같은 걸 반복하거나 답습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며 "3일간의 이야기를 다룬 전편이 황야의 추격 장면에 집중한 것과 달리 이번엔 18년간의 시간을 그리다보니 인물들이 협상하는 이야기,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표현해야 했고 그래서 대사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도 있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