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 열풍에 마침표(dot) 찍나?…오픈AI까지 뛰어든 ‘AI 비서’ 대전
AI에이전트(비서) 시장을 둘러싼 경쟁의 판이 커지고 있다. 메타가 출시한 AI 비서 서비스 뮤즈 흥행에 자극받은 오픈 AI가 이 시장에 본격 참전을 선언하면서다.

오픈AI는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 데브데이(DevDay)에서 24시간 스스로 가동되는 AI 비서 ‘닷츠(Dots)’를 공개했다. 닷츠는 사용자가 한 번 목표를 설정하면 이후 일일이 업무를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연동된 여러 앱을 오가면서 검색, 문서작업, 일정관리 등을 알아서 대신 처리해주는 AI 비서다. 오픈AI의 고성능 AI 모델 ‘GPT-6 아스트라’가 탑재됐고, 업무용 메신저인 슬랙, 팀즈 등과도 연동이 가능하다. 닷츠는 클라우드 서버 내 독립된 가상 환경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노트북을 닫거나 서비스에서 로그아웃해도 작업을 멈추지 않고 24시간 수행할 수 있다.

이날 공개된 시연에서 닷츠는 사용자의 별도 지시가 없어도 회의자료를 업데이트하거나 깜빡한 제안서를 고객사에 보낼지 여부를 사용자에게 확인했다. 또 출장 일정이 변경되자 항공편을 수정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사용자가 하기 싫은 일을 24시간 대신 처리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AI”라고 설명했다.
닷츠는 최근 오픈AI의 경쟁사들의 AI 비서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출시됐다. 메타가 지난 8일 출시한 뮤즈는 온라인 쇼핑을 대신 하거나 잘 사용하지 않는 구독 서비스를 해지해주는 등 생활밀착형 기능이 호평을 받으면서, 출시 열흘 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 챗GPT를 제치고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했다. 23세 개발자 노아 신이 창업한 스피어 스트릿 테크놀로지(Spear Street Technology)는 지난 2월 출시한 AI 비서 ‘인스팅트’의 흥행 덕분에 월가 추산 기업가치 전망치가 1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오픈AI는 챗GPT 프로(pro), 비즈니스 프리미엄 요금제 등 유료 기업 고객부터 닷츠를 순차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AI 비서 서비스 열풍을 두고 업계는 AI 산업 중심축이 초고성능 프런티어 모델을 내놓는 성능 경쟁에서 사용자에게 직접적 도움을 주는 서비스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는 시그널이라 해석하고 있다. 국내 AI 챗봇 개발에 참여했던 한 IT 스타트업 대표는 “아무리 고성능 모델을 내놔도,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AI에 물어보는 건 ‘이번주 날씨 어때’, ‘이번달 내 일정을 정리해줘’ 같은 아주 단순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오픈AI가 AI 인프라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고객층을 넓히는 데 주력하기 위해 닷츠를 선보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픈AI는 이날 아스트라급 성능을 갖췄지만 토큰 사용량을 줄인 가성비 모델 ‘챗GPT-6.1 솔’을 발표하기도 했다.
AI 비서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보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개인 이메일이나 소셜미디어는 물론, 은행 계좌까지 AI 비서가 직접 접근하는 경우가 늘게 되면서 해커가 비서만 뚫으면 모든 개인정보를 한꺼번에 가져갈 우려도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 사이버보안회사 스파이클라우드의 최고정보책임자 트레버 힐리고스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내 휴대폰이 (제3자에게) 탈취 당하거나, AI 비서 서비스 자체가 해킹 당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공격자에게 모든 권한이 한 번에 뚫리는 최고의 자원을 쥐여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오픈AI는 이날 닷츠가 비밀번호 변경이나 데이터 영구 삭제 같은 민감한 작업은 반드시 사용자의 명시적인 사전 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성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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